충수염, 소화기 질환과 오인 쉬워

방치하면 복막염 유발…심하면 사망까지

입력 : 2015-11-24 오후 5:05:38
맹장염으로 불리는 충수염은 젊은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상당수의 환자들은 충수염을 급체나 위염 등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방치하면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민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충수염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충수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16만6900여명으로 2010년(15만여명)대비 11% 증가했다.
 
충수염은 젊은 연령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10대가 23%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30대가 18%, 20대가 17%, 40대가 14% 순이었다. 젊은층 발병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충수염에 가장 많이 노출된 젊은층은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다.
 
충수염은 대장과 소장이 만나는 인접 부위에 위치한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겨 발병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 발현 후에 12~18시간 안에 의료 기관을 찾는다.
 
초기 증상은 사람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대부분은 명치나, 복부 중앙에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생긴다. 체한 듯 더부룩한 느낌을 받거나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욕 소실, 변비, 설사도 흔히 발생한다. 아랫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거나 미세한 압통만이 나타나기 때문에 급체나 장염 등 자칫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랫배에 통증이 느껴지는데, 맹장 부위인 오른쪽 아랫배 부분이 아프기 시작한다. 오른쪽 아랫배를 압박시 통증도 뚜렷해진다. 서서히 미열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 염증이 계속 진행되면 복부 전체 압박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이를 방치할 경우 염증이 곪아 터져 천공이 생기거나 가장 위험한 합병증인 복막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천공이 생기면 통증은 더욱 심해지고 40도까지 열이 오르기도 하고 심박동도 빨라진다. 천공 발생률은 약 25% 정도지만 10세 이전과 50세 이후에서는 높은 천공 발생률을 보이기도 한다. 복막염이 발생하면 복강 내 전체로 고름이 퍼지게 된다. 복막염은 회복기간이 길어지고 수술 후 패혈증, 장유착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충수는 남녀를 불문하고 오른쪽 아랫배에 위치해 있는데 시시각각 증상이 변하기도 한다. 가끔 선천적으로 신체구조가 바뀌어 예상치 못한 위치에 있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급성 장관막 림프절염이나 급성 위장염은 급성 충수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
 
충수염은 약물치료가 아닌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완치 방법이다. 최근에는 배꼽에 구멍을 뚫은 뒤 카메라와 도구를 넣고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 해주고 2~3일 정도 입원 치료 후 통원치료할 수 있으며 2주 이내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성종제 민병원 원장은 "충수염은 별다른 예방법이 없고 발병 즉시 초기에 빨리 발견해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원 기간도 줄일 수 있고 회복도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충수염은 대부분 잘 알려진 질환인 만큼 간단한 수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수술 시기를 놓치면 대장을 절제하거나 혹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기도 해 방심하면 안 된다"며 "충수가 터진 상태에서 수술이 이뤄질 경우 곪은 충수가 터지면서 고름이 형성됐거나, 복막염으로 진행돼 배를 절개해서 수술해야 할 상황에 놓이면 사망 위험도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흔히 맹장염으로 불리는 충수염은 소화기 질환과 오인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염증이 진행되면 천공이나 복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빠른 시간 안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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