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은 효자?'…성공 극소수

6년간 44개 허가…연매출 100억원 약물 5개 불과

입력 : 2015-11-24 오후 5:03:37
개량신약이 제약업계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한 제품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비용을 투자해 개발했지만 연매출이 5억원 미만인 개량신약이 다수였다. 개발 초기부터 시장성과 해외 라이센싱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미약품(128940)의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이 개량신약 1호로 발매된 이래 현재까지 44개의 개량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허가 갯수는 2009년 2개, 2010년 6개, 2011년 2개, 2012년 6개, 2013년 15개, 2015년 12개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개량신약이란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화학적 구조나 제제 등을 변형한 의약품을 말한다. 약효 또는 복용편의성 개선, 적용 질환 확대, 부작용 감소 등 오리지널약보다 진보성을 인정받으면 개량신약으로 승인받을 수 있다. 개량신약은 혁신신약보다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10~15년 동안 5500억~1조원의 비용이 든다. 반면 개량신약은 3~5년 간 20억~30억원으로 부담이 적다.
 
이런 이유로 자본력에서 열세인 국내 제약사들은 개량신약을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특히 개량신약 1호인 아모잘탄이 연 500억원대 매출을 올리자 너나없이 개량신약 개발에 매달렸다. 하지만 연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대형약물 탄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기준 100억원대 이상을 올리는 개량신약은 2개에 불과했다. 한미약품 '아모잘탄'이 229억원, 한국오츠카제약 '프레탈서방캡슐'이 11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얀센 '울트라셋이알서방정'이 47억원, 한국MSD '코자엑스큐정'이 46억원, 유나이티드제약(033270) '실로스탄씨알정'이 4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연매출 100억원을 올리거나 근접한 개량신약은 5개에 불과한 셈이다. 44개 전체 개량신약 중에서 상반기에 5억원 미만은 18개에 달한다. 9개 제품은 출시 초기라 집계되지 않았다.
 
2013년에는 가장 많은 개량신약이 허가를 받았지만 LG생명과학(068870) '제미메트서방정'이 30억원, 부광약품(003000) '덱시드정'이 25억원, 알보젠코리아(002250) '본비바플러스정'이 15억원, LG생명과학 '레바캄정' 14억원으로 그나마 선전했다. 나머지 10개 개량신약들은 5억원 이하로 고전했다. 2015년 1월 발매한 개량신약들도 5억원 이하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개량신약보다는 시장성이 높은 약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이 성공하려면 초기부터 얼마나 팔릴지 마케팅적인 시각을 중점적으로 신경써서 개발해야 한다"며 "이젠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 라이센싱 아웃을 할 수 있을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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