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주택시장 활황세? "가격 부담 여전하다"

입력 : 2015-11-30 오후 1:28:04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최근 정부의 주택활성화 정책 등으로 주택시장의 활황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국민들이 느끼는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감 역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실수요자들에 대한 주택 구입 맞춤형 대책 마련과 주택담보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재강화 등 관련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주택시장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집을 구입하는데 소요되는 예상 시간은 13년으로, 실제 6년에 비해 2배 이상 걸린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805명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이들은 '세후 소득 전부를 주택 구입에 사용할 때 평균 몇 년이 소용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12.8년으로 답했다. 이는 연소득대비 구택가격(PIR) 수치로,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PIR은 평균 5.7년이었다.
 
특히 서울에 사는 30~40대 저소득층 전월세 거주자의 경우 예상 시간은 더 길다. 서울지역 거주자들은 평균 14년, 월평균 소득 299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13.6년, 월세·전세 임차가구는 각각 14.7년, 13.5년으로 나타나 평균치보다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응답자들이 느끼는 평균 주택가격은 2억8000만원으로, 실제 한국감정원이 올해 9월 발표한 평균 주택 매매가격 2억4400만원보다 3600만원 상회했다. 서울지역의 경우 체감 주택 매매 가격은 3억8000만원에 달했다.
 
향후 주택가격 전망으로는 1년 후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45.8%,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은 15.3%에 불과했다. 1년 후 주택 매매가격 상승폭으로 약 1000만원 수준(현재 체감 주택 매매가격 대비 3.6% 상승)을 예상했다.
 
이중 주택 구입 의사가 높은 20대(1780만원, 체감 대비 6.6%)와 30대(1477만원, 체감 대비 5.5%), 전세거주자(1970만원, 체감 대비 6.9%), 월세거주자(1858만원, 체감 대비 6.8%)의 예상 상승폭은 더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젊은 임차가구의 주택구입 부담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전월세 등 임차가구 가운데 20.1%(전세 19.7%, 월세 20.9%)가 구입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나,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나머지 응답자들 중 67.9%(전세 67.8%, 월세 67.9%)가 '경제적 여유 없음'을 이유로 주택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타연령대에 비해 소득 및 자산이 취약한 20~30대(각각 48.3%, 42%) 역시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주택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택매매가 시장의 활황세에 따라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감 역시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주택시장의 활황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 마련과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먼저 보고서는 임차가구 5명 중 1명은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어려움 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수요 촉진 정책을 제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여력 확충을 위해 맞춤형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집 살 여력 확대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 정책 추진 ▲좋은 일자리 진입·안착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지원이 선행되야 하며, ▲합리적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 ▲근로장려세제(EITC), 저리의 융자금 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대 ▲자산형성을 돕는 '희망키움통장' 정책 추진 등이 뒷받침되야 한다고 분석했다.
 
20~30대의 경우 고용을 통한 소득 보전 정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므로 공공기업 청년채용 확대 등으로 고용 안정을 지원하고, 신혼부부 주택바우처 등도 적극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또 임차가구의 경우 저금리 공유형모기지를 확대해 집 살 여력을 확충하는 한편, 임차를 매매수요로 전환할 수 있도록 1대 1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 등이 마련돼야한다고 봤다.
 
특히 주택가격 안정과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LTV. DTI 규제 재강화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저금리를 비롯해 세제, 금융지원을 통한 전세의 매매지원이 주택시장 활성화에 기여했지만 상대적으로 LTV. DTI 완화 정책은 체감상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주택시장 정책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정책으로 저금리 정책(36.1%)과 세제·금융지원을 통한 전세의 매매 수요 전환(21.5%) 등을 꼽았으며 LTV·DTI 완화 정책(9.4%)은 저조한 선호도를 보였다.
 
이어 LTV·DTI를 재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인 56.5%에 달해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급증 방지를 위해 LTV, DTI 규제 재강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누적 주택 매매 거래량은 100만8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고 역대 최대치였던 2006년 108만건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주택매매의 수요 확대는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가 지속되고 대출 규제 완화, 전세값 부담 등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으로 주택 구매 여력이 부족한 국민의 주거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국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2억4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약 625조원에 달하며 그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약 465조원 수준으로, 주택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주택가격 부담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에 마련된 한 모델하우스를 보기 위해 주택 수요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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