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다리 혈관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액 순환이 둔해져 더욱 쉽게 부종이 생기고, 다리가 자주 붓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리에 쥐가 자주 나거나 쿡쿡 쑤시는 느낌들을 지속적으로 겪는다면 하지정맥류의 초기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방치하면 혈전, 피부궤양, 피부 착색 등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15만6000여명으로 2010년(14만여명) 대비 11%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환자가 10만5000여명으로 남성환자 5만여명에 비해 2배 정도 많았다.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은 것은 여성호르몬과 관련 깊다. 여성호르몬 증가로 근육 및 혈관을 이완시키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여성들이 조심해야 하는 질병이란 인식과는 다르게 남성환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남성환자 수는 5만여명으로 2010년(4만5000여명)에 비해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환자 수는 11% 늘었다. 남성 환자는 비만, 운동부족, 흡연, 장기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자세 등이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몸에 꽉 끼는 옷을 많이 입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시간 몸을 조이는 옷차림과 종아리를 감싸는 부츠는 다리 정맥 속 혈압이 증가하고 혈관에 강한 압박을 주게 된다. 스키니진의 경우 얇은 소재의 레깅스 대비, 최대 15%가량 혈류량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김재영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은 "유행이나 체형 보정효과 등을 위해 몸에 딱 붙는 '핏감'이 주요한 구매 결정 요인으로 여겨지면서 하지정맥류 환자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겨울에 자주 착용 하는 스키니진, 롱부츠, 보정속옷 등은 하체를 압박하기 때문에 혈관 건강을 위해서라면 장시간 착용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떨어지는 날씨가 특히 하지정맥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온열기기 장시간 사용이나, 사우나 및 찜질방에 잦은 출입, 뜨거운 물로 하는 목욕 및 족욕 등은 혈관의 수축·이완 기능의 상실을 불러올 수 있다.
초기에는 미용상의 문제 외에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환자가 많다. 상당수의 환자는 오랜 시간 증상을 방치하다가 병원을 뒤늦게 찾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색이 검게 변하기도 하고 피부 궤양이 생길 수 있다. 가려움, 피부 변색, 피부염, 궤양, 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선 순환과 근육의 긴장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적당한 운동은 종아리 부근의 근육의 수축 작용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준다. 체중조절도 필수다. 체중을 감량하면 정맥에 압력을 낮춰 정맥류에 도움이 된다. 높은 굽이나 하이힐보다는 낮은 굽의 신발이 신는 것이 좋다. 쉬는 시간에 다리를 높이 올려놓는 것은 다리의 부종을 감소시키고 정맥의 순환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정맥류가 있거나, 다리가 자주 붓는 경우에는 누워서 쉴 때도 베개를 2~3개 사용해 다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 좋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적어도 30분의 한 번 정도는 움직이도록 하고 앉아 있을 때도 다리를 꼬아서 앉지 않아야 한다.
김재영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증상을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치료가 까다로워진다"며 "쥐가 나거나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피곤해지는 등의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을 겪는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한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도움말=강남연세흉부외과)
◇겨울철에는 혈액 순환이 둔화돼 하지정맥류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꽉 끼는 옷은 혈류량을 감소시켜 피하는 것이 좋다. 다리 혈관 건강을 위해선 적당한 운동과 체중 조절이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