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시장 과당경쟁 우려…"은행권 부실 초래할수도"

무분별한 대출로 신용불량 고객 양산
"빅데이터 활용·대부업과의 협업 중요"

입력 : 2015-12-07 오후 2:58:01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P2P대출업체들이 일제히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들면서 과당 경쟁 우려감이 높아졌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중금리 대상이 아닌 상환 능력이 부족한 소비자에게까지 대출이 이뤄져 은행권 부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신용평가의 질을 높이거나, 저신용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온 대부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7일 일부 금융권 관계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본격적인 영업을 앞두고 은행권 내 중금리 대출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이야 중금리 시장 형성 단계라 업계 간 경쟁이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이 시작되는 내년 하반기쯤이면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등급이 5~8등급 사이에 위치한 고객에게 평균 10%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20%가 넘는 대부업 고금리에 시달려 왔던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대부업 고객을 끌어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 좋다.
 
현재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이 중금리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8퍼센트, 렌딧과 같은 P2P대출 업체도 중금리 상품을 운용 중이다. 내년 하반기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얻은 카카오뱅크와 K뱅크도 중금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정부는 중금리 상품으로 중신용자들의 대출 부담이 줄어들면 가계부채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업계 간 과당 경쟁으로 대출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금리 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질지 불확실하나, 참여자 많아져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리스크 관리가 소홀해져 중금리대에서 신용이 좋은 고객에게 갈 대출이 신용불량 고객에게 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신용평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이종 업종 간 협업을 적절히 이용해야 리스크 관리 실패에 따른 은행권 부실을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빅데이터를 이용하든 일본처럼 신용등급 낮은 고객들에 대한 평가 역량이 더 많은 대부업체와 손을 잡든 평가 방식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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