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이렇게 고생스러울 줄 몰랐다"

입력 : 2015-12-08 오전 10:08:34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올 겨울 대작으로 꼽히는 새 영화 '히말라야' 언론시사회가 지난 7일 열렸다. '히말라야'는 지난해 '국제시장'을 히트시킨 제작사 JK필름이 제작하고, '댄싱퀸', '해적:바다로 간 산적' 등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울러 배우 황정민을 비롯해 정우, 라미란, 조성하, 김원해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에베레스트에서 숨을 거둔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구하러 떠나는 원정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작품이다. 
 
에베레스트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산악인을 연기한 배우들은 몇 차례에 걸쳐 히말라야 원정을 떠난다. 실제로 제작진은 해발 4000m가 넘는 고지대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촬영지는 베이스캠프에서 3일 정도를 걸어 올라간 위치에 있었다. 눈보라가 치고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악조건 속에서 배우들과 제작진은 촬영을 감행했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고생이 스크린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시사회가 끝난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은 하나 같이 "너무도 고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 '히말라야' 촬영 현장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황정민 "레퍼런스가 없었다"
 
황정민은 이번 영화에서 엄홍길 대장 역을 연기한다. 산악인 박무택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동료들을 모아 함께 떠나는 원정대의 대장이다. 단순히 산악영화의 새로움과 호기심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그는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이렇게 고생스러울 줄 몰랐던 거죠. 산악영화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레퍼런스가 없었어요. 사실 다른 영화들은 촬영 중에 모니터를 확인하고 나면 '좋다' 혹은 '나쁘다'라는 판단이 서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게 없었어요. 제 연기나 감성이 좋은지 나쁜지 감이 잡히지 않았던 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힘들었습니다."
 
◇정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정우는 엄홍길 대장과 정상까지 몇차례 등정하고 우애를 나눈 박무택 대원을 연기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여심을 사로잡고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는 이번 작품에서 '상남자'의 면모로 관객들에게 다가선다.
 
"촬영하면서 여러가지 힘든 상황이 있었어요. 몽블랑과 네팔 등 대자연 속에서 촬영하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던 게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혼자 했다면 정말 할 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인권 "감정을 잡지 못할 정도의 악조건"
 
김인권은 박무택 대원을 구조하러 나섰다가 같이 목숨을 잃은 박정복 대원을 연기한다.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진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숨도 쉬기 힘든 고지대에서 눈보라 효과를 내기 위해 눈을 뿌렸어요. '컷' 소리도 안들리고 제 대사도 안 들렸어요. 눈이 얼굴을 때리는데 굉장히 따가웠고, 눈에 들어가면 금이 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세게 날라왔어요. 감정 잡기도 어려웠는데, 영화를 보니 감독님이 편집을 잘하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성하 "숙소가 추웠어요"
 
'꽃중년'으로도 잘 알려진 배우 조성하는 이번 작품에서 엄홍길 대장에게 따끔한 조언도 마다하지 않는 살림꾼 이동규를 연기한다. 조성하가 연기한 이동규는 동료들과 함께 등정에 오르지는 않는 역할이라 다른 배우들보다는 고생이 덜했다는 후문이다. 그래도 그는 숙소마저 매우 추웠다고 털어놨다.
 
"저는 좀 엉뚱한 얘기인데, 촬영 중간에 숙소가 합판으로 돼있는 집이었어요. 온도가 내려가면 옷을 다 입고 침낭에, 핫팩을 넣고 자는데도 동상에 걸릴 것처럼 한기가 심했어요. 촬영할 때는 서로 움직이면서 화이팅 하니까 좀 나은데, 잘 때가 더 힘들었어요."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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