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택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주택 구입이 가능한 수요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 구매력지수는 88.6으로 전달(89.2)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90.3)을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구매력지수란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의 받아 중간 가격 정도의 주택을 구입할 때, 현재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주택을 큰 무리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택구매력 감소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주택구입 부담이 적어지고 있지만 큰 폭으로 오른 아파트값 때문에 금액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올해 초 3.34%에서 지난 3월(2.97%) 처음으로 2%대를 진입하더니 9월에는 2.92%까지 하락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만 5.2% 상승하며, 지난해 전체 상승률(1.1%)을 훨씬 웃돌 정도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벌써 16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10월 이후에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내년 대출규제 강화까지 예정돼 있어 당분간 주택구매력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당장 다음달부터 대출자의 상환능력 심사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과 모든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대비 연소득으로 평가하게 된다"며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지만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주택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금융당국이 아파트 집단대출은 예외로 할 예정이어서 분양시장 쏠림에 따른 기존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주택시장에서 새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다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분양 집단대출은 금융규제에서 예외로 두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