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약의 원개발사가 파트너사를 통해 쌍둥이약을 발매해 복제약을 견제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쌍둥이약은 오리지널약에서 이름과 포장만 달리해 만든 제품이다. 후발주자들은 복제약의 시장진입을 저지하려는 꼼수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MSD, 노바티스, 다이이찌산쿄, 대웅제약이 특허만료일에 맞춰 오리지널약의 시장 방어를 위해 쌍둥이약을 출시했다.
CJ헬스케어가 가장 많은 쌍둥이약을 도입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비바코'와 천식치료제 '루케어'는 올 상반기에만 60억원대 이상 처방액을 올려 일반 복제약을 누르고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관계사인 대웅바이오와 알피코프를 통해 자사 대표품목인 항궤양제 '알비스'의 쌍둥이약을 풀었다. 대웅바이오 '라비수'는 올초에 출시되자마자 단숨에 39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진양제약은 노바티스 고혈압치료제 '엑스포지'의 쌍둥이약 '임프리다'를 선보였다.
쌍둥이약은 특허를 가진 오리지널사가 파트너사에 위탁해 판매되는 의약품을 말한다. 원개발사의 허가를 받아 오리지널약과 동일한 원료와 동일한 공장에서 생산해 이름만 변경해 출시된다. 이는 오리지널약사가 특허만료에 대비해 복제약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다. 쌍둥이약은 특허권자인 원개발사의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특허만료와 무관하게 시장에 선진입이 가능하다. 복제약보다 먼저 출시돼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 사실상 오리지널약 2개 품목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어서 특허만료에 따른 시장 방어 전략으로 최근 자리잡았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은 복제약 진입을 제한하는 반경쟁적 행위가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둥이약이 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복제약의 기대 수익이 낮아져 경쟁사서 좋게 보지 않는다"며 "오리지널약을 상대로 특허도전이 위축되고 복제약 개발 동기가 약해져 소비자의 의약품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