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하반기부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시장이 유망하고 경기둔화세에 있는 미국보다는 상승세에 놓인 유럽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투자증권은 9일 '2016년 글로벌 자산배분전략, 정책 대응에서 답을 찾다'를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내년도 글로벌 매크로 환경은 이른바 '뉴 노말'이라고 불리는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의 고착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1%(IMF 전망치)는 10년 전인 2005년 성장률과 비교하면 거의 60%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무엇보다 내년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주목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미국이 12월 금리인상을 시작한 후 점진적으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간다면 글로벌 자산시장은 패닉 없이 하반기부터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미국의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0.5%) 이후 내년도 두 차례 추가 금리인하로 내년 말 예상대로 미 기준금리가 1.0%가 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파국을 면할 것이란 설명이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정책 디커플링과 경기 모멘텀, 펀더멘털 차이에서 오는 국가간 차별화도 예상했다. 통화 완화 또는 경기부양 정책 실시가 기대되는 유럽과 아세안(ASEAN) 시장은 상대적으로 좋다는 주장이다. 신흥국 중에서는 특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유망한 시장으로 꼽았고 중남미 신흥국 자산은 아직 회피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중국시장은 경제 성장세 둔화와 펀더멘털 개선 제한으로 지수의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션강퉁 시행 등의 정책 호재로 1분기에는 강세, 2분기에는 일부 기업 신용 노이즈 발생에 따른 조정 후 하반기에 재상승하는 N자형의 우상향 흐름을 관측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코스피 예상밴드 1900~2250포인트를 제시했다. 지난 몇 년간 박스권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지겠으나 원화약세와 주주친화 정책, 장기투자자금, 외국인투자 유입 가능성 등이 점진적인 우상향 추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를 보면 2010년 이후 6년 연속 빠진 것을 알 수 있다. 내년에는 7년 만에 한국 기업의 ROE가 상승 반전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성장형보다는 가치주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며 "과도한 성장주의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가치형, 특히 수출대형주 기업의 가치평가는 복원될 2016년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