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홈쇼핑 최고 인기 상품은?

패션·뷰티 강세 속에 '중저가·실속세트 제품' 높은 판매

입력 : 2015-12-14 오후 3:59:48
유독 경기가 어려웠던 올해 홈쇼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중저가의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된 실속세트 제품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홈쇼핑 5개사는 14일 2015년 판매 히트상품을 잇따라 발표하며 올해 홈쇼핑 업계의 트렌드를 분석했다.
 
GS홈쇼핑(028150)은 불황 속에서도 여심의 취향을 공략한 뷰티·패션 카테고리가 강세를 보였다.
 
GS샵이 올해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상품을 집계한 결과 10위권 안에 뷰티·패션 관련 상품이 무려 9개나 이름을 올리면서 여심을 공략한 뷰티·패션 상품들의 강세를 재확인했다.
 
1위 상품은 총 42만 세트 넘게 판매된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로 불황에도 자신을 위한 투자 상품으로 이미용품을 선택하면서 4년만에 패션 상품을 제치고 이미용품이 1위에 선정됐다.
 
올해 이·미용품은 5위 아이오페 기초화장품, 10위 실크테라피 등 지난해 순위보다 1개가 추가된 3개 제품이 히트상품으로 선정됐으며, 색조·기초·헤어제품이 골고루 사랑 받았다. 특히 불황에 '셀프 관리족'이 늘면서 한동안 인기가 주춤했던 마스크팩이 다시 상승세를 탔고, 화장품과 의약품을 합성한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제품과 스파나 마사지숍을 기반으로 유통되는 브랜드 제품들이 20위권에서 선전했다.
 
매년 히트상품으로 대거 선정되는 패션상품은 올해에도 역시 인기를 모아 6개 브랜드 제품이 순위에 올랐다. 2위 제이코닉은 티셔츠, 와이드팬츠 등을 3~6종 패키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해 인기였다. 또 손정완 디자이너와 GS샵의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SJ와니가 3위에 올랐고, 4위는 프로스펙스 운동화, 6위는 세실엔느 속옷, 7위는 쏘울, 9위는 모르간이 차지했다.
 
올해는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인 '놈코어(normcore)'가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대체로 실용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의 옷들이 인기였다. 이와 더불어 심플함 속에서도 차별화를 주기 위한 프리미엄 소재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그동안 홈쇼핑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캐시미어, 타즈마니아 울, 알파카 같은 프리미엄 소재의 옷을 선보인 쏘울이 2012년 론칭 이후 처음으로 히트상품 순위에 오르며 프리미엄 소재의 인기를 증명했다.
 
이 밖에도 다이어트 식품, 탈모 방지 샴푸, 유럽 여행 패키지 상품과 같이 '나를 위한 투자 상품'이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강원형 GS샵 영업전략담당 본부장은 "주거비 부담 증가, 메르스 등 올해 역시 소비 침체에 악재들이 많았지만 자신을 위한 제품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포미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GS홈쇼핑)
 
CJ오쇼핑(035760)에서는 중·저가 세트 상품이 인기를 모았다.
 
CJ오쇼핑이 올해 히트 상품 상위 10개를 분석한 결과 패션부문의 압도적인 약진 속에 지난해보다 고가의 상품 대신 중저가 세트 상품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CJ오쇼핑의 TV홈쇼핑 히트상품 'TOP10'만 보면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약 10만7000원에서 올해 8만9000원으로 2만원 가량 낮아졌다. 올해 TOP10에 오른 상품 모두 5만~15만원 사이의 중저가 상품이었으며, 그 중 최고가는 14만8000원인 '에셀리아 린넨 수트 5종 세트'였다.
 
지난해 히트상품 TOP10 중 최고가였던 '나탈리쉐즈 라마 코트'(29만8000원)보다 약 15만 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이는 올해 겨울이 유독 따뜻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히트상품 순위권에 오른 상품들의 평균 판매가가 감소한 것과 달리 세트 구성품의 수는 증가했다. 지난 해에는 전체 10개 가운데 2개 상품이 단품이었던 반면, 올해는 TOP10 모두 2종 이상의 세트 상품이었다.
 
이와 함께 활용도가 높은 기본 티셔츠의 인기도 돋보였다. 불황이 장기화되자 다양한 아이템과 매치하기 쉬운 옷을 구매해 여러번 입으려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히트상품 1위에 오른 '지오송지오'와 2위 '바이엘라'가 8종의 단색 티셔츠로 각각 53만 세트와 44만 세트를 팔았으며, '지애티튜드'(9위)와 '유돈초이'(10위) 역시 단순한 디자인의 티셔츠 3~4종을 세트로 선보여 고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신희권 CJ오쇼핑 편성팀장은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해 중저가 세트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던 것이 적중했다"고 밝혔다.
 
남·녀별 TV부문 히트상품을 분석해 보니 여성들의 패션·뷰티 사랑이 올해도 변함없이 계속된 반면, 남성의 경우 레포츠 의류 일색이던 히트상품 TOP10에 처음으로 이·미용품이 등장 했다.
 
남성들의 지갑을 열게 한 이·미용품은 남성 히트상품 9위에 오른 '아티스트 태양 볼류밍 헤어 에센스'다. 이 상품은 쉽게 머리 정수리 부분의 볼륨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40~5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끄는 상품으로, 남성 전용 상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올해 남성들에게 무려 1만6000세트나 판매됐다. 실제로 해당 상품의 전체 주문수량 중 5%가 남성이었다. 평균적으로 이미용품 구매자 중 남성이 2%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2.5배 높은 수치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실용도 높은 5만~10만원 대의 중저가 티셔츠 세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은 53만세트 이상 판매해 2015년 CJ오쇼핑 TV부문 1위를 차지한 '지오송지오 여름 티셔츠'(왼쪽)와 남성 히트상품 TOP10에 깜짝 등장한 '아티스트 태양 볼류밍 헤어 에센스'(오른쪽). (사진제공=CJ오쇼핑)
 
현대홈쇼핑(057050)은 연예인을 앞세운 상품들이 인기를 모았다.
 
현대홈쇼핑이 올 한해 10대 히트상품 브랜드를 집계한 결과, 유명 연예인과 합작 기획한 상품들이 10위 안에 드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톱스타 김희애, 고현정을 앞세운 패션 브랜드와 함께 쿡방 열풍을 타고 이연복, 빅마마 셰프의 간편조리식품도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김주환 현대홈쇼핑 마케팅팀장은 "이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연예인·셰프·오프라인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잘 알려진 연예인 혹은 브랜드 제품들이 TV 채널을 이동하던 고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으로 보이고, 홈쇼핑 TV 채널 속 연예인들의 모습이 고객들의 욕망을 충족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올해 1위를 차지한 상품은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으로 제작년과 작년에 이어 3년째 히트상품 1위를 기록했다. 연예인 맞춤 의상 제작 등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맥앤로건'이 만든 브랜드로, 올해는 톱스타 김희애씨를 모델로 앞세워 올 한 해에만 총 74만세트가 판매됐다. 다양한 코디로 활용 가능한 심플한 디자인의 '기본 슬럽 티셔츠'가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됐다.
 
2위를 차지한 '에띠케이' 또한 고현정과 단독 기획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패션 브랜드로, 총 59만세트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고 인기 아이템은 깔끔하면서 다양하게 연출 가능한 기본형(라운드·V넥) 면티였다. 유명 연예인들의 실제 착용 사진들을 보고 코디를 따라해보기 위한 고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 패션전문기업으로 타임, 마인, 시스템 등 충성도 높은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한섬(020000)이 현대홈쇼핑과 협업해 처음으로 출시한 '모덴(MOTHAN)'이 방송 4개월 만에 10위에 기록돼 오프라인에 이어 방송에서도 여성복 전문기업으로서의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올해 히트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톱스타 셀럽뿐 아니라, 인기 셰프들과 기획한 간편조리식품이 큰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올 한해 큰 사랑을 받았던 쿡방 열풍이 홈쇼핑에서도 거셌다.
 
특히 '이연복 셰프의 칠리새우'는 중식대가 이연복 셰프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칠리새우, 크림새우 등 요리를 선보이고, 본인이 개발한 요리 노하우를 재치있는 입담으로 소개해 큰 사랑을 받았다. 첫 론칭 2개월만에 80억원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던 이 제품은 올해에만 40만세트 판매량을 기록했다.
 
'빅마마'로 잘 알려진 요리연구가 이혜정씨와 기획한 빅마마 '비프스테이크', '폭립' 등의 제품들도 이혜정씨의 요리 노하우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35만세트 넘게 팔려나갔다.
 
이 밖에도 비비안과 공동 기획한 속옷 전문 브랜드 '로즈버드'와 금강제화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웃도어 슈즈 전문 브랜드 '랜드마스터' 등도 각각 30만세트 이상 팔려나가며 10위 안에 들었고, 푸마 속옷 또한 27만개로 히트상품 9위에 선정됐다.
 
롯데홈쇼핑은 '단독·중소기업 패션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롯데홈쇼핑이 올해 총 주문수량을 기준으로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패션·뷰티 브랜드가 차지했다.
 
특히 TOP10에 오른 의류 브랜드 전체가 롯데홈쇼핑 단독상품으로 브랜드 차별화와 서비스 고급화를 내세우며 독점 브랜드 강화에 집중한 롯데홈쇼핑의 패션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 상품이 10개 중 9개를 차지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발굴해 육성한 결과가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1위는 지난해에도 히트상품 1위에 올랐던 '아지오 스테파니'로 50만세트가 판매되며 여전한 인기를 입증했다. '아지오 스테파니'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다양한 아이템과 믹스매치 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착용감도 편해 3~40대 여성들의 구매율이 높았다. 올해는 세련된 기본 스타일과 합리적 가격의 와이드 팬츠, 가디건이 올해의 히트상품 1위 등극을 견인했다
 
머스트비(2위), 아니베에프(5위), 르꼴레뜨(8위), 더 리안뉴욕(10위) 등 20~30대를 겨냥한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약진도 주목할만하다. 이미 고객들로부터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은 백화점 브랜드는 젊은 고객들의 홈쇼핑 이용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3위는 업계 단독으로 판매 중인 언데웨어 브랜드 '마레몬떼'로 심플한 컬러와 특허 받은 소재에 우수한 보정 기술력까지 갖춘 바디쉐이퍼가 42만 세트 판매됐다. 또 롯데홈쇼핑 단독 기획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조르쥬 레쉬'가 4위를 차지했다. 롯데홈쇼핑이 상품 기획과 해외 소싱을 진행했으며, 세련된 디자인과 베이직한 아이템, 배우 송윤아를 대표 모델로 내세워 엘레강스룩을 지향하는 여성 고객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황범석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은 "2015년을 패션 전문 채널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해로 삼고 단독 브랜드 도입과 육성에 집중한 결과 패션·뷰티 상품이 독보적인 판매량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NS홈쇼핑 역시 실속형 소비가 대세를 이뤘다. NS홈쇼핑이 올해 총 주문 수량을 기준으로 인기 상품을 분석한 결과 TOP10 모두 실속 상품이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서도 1위였던 오즈페토 슈즈는 하반기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한 해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상품이 됐다. 백화점 상품에서 기대되는 높은 품질에 대형마트와 같은 저렴한 가격이 인기 비결이다.
 
이른바 '대박 구성'으로 선보인 뷰티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달팽이 점액질 성분이 80% 함유하고 있는 '엘렌실라 달팽이크림'과 로얄제리, 프로폴리스, 꿀이 함유된 '참존 탑클레스 로열 세트'는 가격 대비 최다 구성으로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NS홈쇼핑 전용 실속 상품들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높였다. NS홈쇼핑에서만 판매하는 '이연복 탕수육과 동파육 세트'는 지난 6월 론칭 이후 매 회 10여분만에 매진될 만큼 반응이 뜨거우며 6개월만에 당당히 히트 상품 5위를 차지했다. 1팩에 6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도 한몫했다. 7위를 차지한 '전철우 LA소갈비', 8위 '남도갓김치와 석박지 세트'도 NS홈쇼핑에서만 판매하는 전용상품이다.
 
한상욱 NS홈쇼핑 마케팅본부장은 "히트 상품 가운데 전철우 LA소갈비나 남도 갓김치와 섞박지 세트가 TOP10 안에 들어온 것만 보아도 실속 상품이 강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차별화된 실속 상품을 준비한 것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큰 사랑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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