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10위 김효주(20·롯데)에 이어 9위 전인지(21·하이트진로)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떠나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변화의 시대를 맞게 됐다. 양대 강자가 떠난 빈 자리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뜻 밖에 '새 여왕'은 한 명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주인공은 지난 2014년 KLPGA 투어에 데뷔, 2015시즌 3승을 거두면서 이름을 알린 박성현(22·넵스)이다. 단순히 우승 횟수만이 아닌 경기력 차원에서도 박성현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2016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인 '2015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이 13일 중국 하이커우의 미션힐스GC(파72·6342야드)에서 마친 가운데 박성현이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우승의 영예에 올랐다. 사진/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박성현은 13일 중국 하이커우의 미션힐스GC(파72·6342야드)에서 열린 '2015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으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우승했다. 김효주는 2위(15언더파 201타), 전인지는 4위(11언더파 205타)를 기록했다. 3위는 장수연(21·롯데·12언더파 204타)의 이름이 올랐다.
올해 마지막 대회이자 2016시즌의 첫 대회이기도 한 이번 대회는 전인지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가 박성현임을 확인시켜줬다. 올해 5관왕을 거두며 선전한 스타인 전인지를 빼면 KLPGA에는 이전까지 확정적인 강자가 없었다. 전인지를 잇는 승수를 거둔 박성현을 꼽기에는 아직 2시즌을 했을 뿐이었고, 박성현은 마지막 날 극도의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아쉬운 모습을 빈번히 보여줬다.
박성현은 지난 시즌 후반부터 약점을 꾸준하게 고치며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열린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개인 첫 승을 거둔 후 꾸준히 대회 승수를 더했고 상위에 랭크되는 경우도 늘었다. 버디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의 표정 변화도 줄었고 대회 최종일에 기껏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 경우 또한 감소했다.
결국 이번 '2015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1라운드부터 최종일 3라운드까지 라운드별 승리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통해 11만달러(한화 약 1억3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가져갔다. 또한 박성현은 대회 최소타 신기록(종전 2014년 김효주 14언더파 202타)도 세우며 기쁨을 더했다.
이날 대회 후 박성현은 지난 6월 통산 첫 승을 거둔 뒤 모든 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뭔가가 안 되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해 보는 편이다. 특히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한국여자오픈' 우승 이후에 퍼팅 스트로크를 바꾼 것이 느낌이 좋았는데, 그 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박성현은 '장타퀸'으로 불릴 정도로 장타 능력이 좋다. 이제 퍼팅이 나아졌고 정신력(멘탈)도 개선됐다. 겨울 휴식기에 박성현은 쇼트 게임을 보완할 계획이다. 박성현이 내년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