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박근혜 대통령 집권 후 3년 간 3명의 국토교통부 장관이 해결사로 나섰지만 전셋값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서울 강남은 3년 간 2억원이 넘게 오른 아파트도 있다. 세입자들의 삶은 갈수록 각박해지는 가운데 내년 전세대란 조짐까지 일고 있다.
1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억1179만원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 집권 직전인 2012년 12월 대비 5653만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은 1억429만원이나 상승했다. 서울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3억7471만원이다. 강북 14개가 8270만원, 강남 11개구가 1억2331만원 올랐다.
서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59.8㎡의 경우 2012년 12월 6억2000만원~6억5000만원이었던 전셋값이 최근 8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3년 간 오른 전세금이 2억원이 넘는다. 서울 성북구 종암SK는 전용 84.7㎡는 2억2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급등했다. 3년 간 상승률은 54.5%에 달한다.
박근혜 정부 집권 첫 해인 2013년 전국 아파트 전셋값 평균 상승률은 7.2%로, 전년 4.3%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2년 차 4.4% 상승해 안정 가능성을 보였으나, 올들어 11개월 간 5.8% 오르며 시장 불안이 심화됐다. 특히, 올해 서울은 9.0% 상승, 집권 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 정부 집권 첫 해 전세난 해결책으로 내놓은 방안은 매매 활성화에 따른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이었다. 전세수요를 줄여 전세난을 완화시키겠다는 복안이었다. 여기에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로 내려 주택매매활성화를 후방지원했다.
그 결과 집권 전 2012년 0.2% 떨어졌던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3년 0.3% 상승, 반등에 성공했다. 2014년 2.4%, 2015년 4.8%로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주택매매량은 지난해 8년 만에 연간 100만건 재돌파에 성공했고,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20만건 거래가 전망되고 있다.
매매시장 활성화에 성공했지만 임대차시장의 월세화에 전셋값 안정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가계부채 위험이라는 역풍을 맞고, 내년부터 금융규제에 들어가기로 했다. 비거치식 분할상환을 원칙으로 차입자의 상환능력 검증을 강화키로 했다.
금융규제와 금리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며 내년 세입자의 매매전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 내년 전세시장 불안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은 입주 대비 멸실주택이 3만가구나 부족, 수도권 전세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3년간 정부는 전세난 해소를 위한 사실상 어떤 정책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매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수단이 됐다"면서 "주택재고량, 소유의식 등 구조적 변화에 의해 임대차시장의 월세화는 피할 수 없겠지만 서민부담 완화를 위해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억원 올랐다. 3년 간 전국 평균 전셋값은 단 한차례도 떨어진 적이 없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