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 금리인상 영향 미미"…필요시 비상계획 가동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개최…"예견된 일, 실물경제 미치는 영향 제한적"

입력 : 2015-12-17 오후 3:23:31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예고된 소식에 정부의 대응은 차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현행 0~0.25%인 정책금리 수준을 9년6개월 만에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외환당국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미국 금리 인상은 수차례 예고돼 왔던 일이고, 금융시장에는 미리 반영 됐기 때문에 단기적인 충격은 크지 않다는 게 정부와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따라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회의 결과와 국내 경제 영향을 점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주형환 차관은 "12월 미국 FOMC 회의결과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주 차관은 "우리나라는 원자재 수출국이 아니고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이 양호해 금융시장 안정성이 여타 신흥국과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도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며 국내 은행, 기업 등의 외화유동성 지표도 안정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거시경제금융회의 종료 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5차 중장기 전략위원회'에서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 부총리는 "향후 인상시기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시장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곧바로 긴급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국제 금융시장 반응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한은은 "이번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은 예견되어 온 것으로, 그 영향이 국제금융시장에 상당부분 선반영된 데다 옐렌 의장이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융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하고 금리도 안정된 모습을 보인 점 등에 비춰 볼 때 이번 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미국 12월 금리인상은 예견됐고 내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며 "다만 내년 추가인상 속도가 '점진적'이라는 점을 표현한 것에 주목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당장의 시장안정화 조치가 필요한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제불안, 중국 경기둔화 등 복합충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내년 닷 차트(dot chart·장기 금리수준 전망)를 보면 이번에 한번 올리고 금리인상을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은 연준의 통화정책 안정성에 부정적이어서 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은 할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미국이 신흥국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겠다는 것 자체도 시장에 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위기예방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국제신용평가사들을 대상으로 정례적인 협의 외에 컨퍼런스콜 등 다양한 수단과 기회를 통해 한국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을 홍보할 계획이다.
 
또 선물환포지션 제도, 외환건전성부담금 등 현행 거시건전성 3종세트를 비롯한 외환건전성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대외건전성 장치를 탄력적으로 재정비하고, 외부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이를 증폭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취약요인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주형환 차관은 "올해와 내년은 한국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절대절명의 시기"라며 "이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선제적인 위기예방 노력을 강화해 나가면서 어렵게 살린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회의 참석자들과 미 연준의 12월 FOMC 회의 결과 및 국내 영향 점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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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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