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철강협회가 중국산 저급 부적합 강재 사용 근절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당장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설사고 예방과 함께 중국산 철강재로 인한 국내 철강시장의 공급과잉 해소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2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최근 관련업계는 정치권과 함께 중국산 부적합 강재 사용 근절을 위해 건설기술진흥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국회 입법을 발의했다.
먼저 지난 9일 이강후 새누리당 국회의원 대표발의를 통해 건설 안전을 위협하는 KS 미인증 건설용 강재에 대해 전문기관의 사전 품질 검사를 의무화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최근 건설현장에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설 기자재에 대한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사용연한 제한, 현장점검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안도 발의하기도 했다.
앞서 철강업계에서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를 비롯해 울산 삼성정밀화학 물탱크 폭발사고 등 저가 철강재로 인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만큼 불량 수입 철강제 사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해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 등 30여개 국가에서는 도로와 교량 등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인프라 건설의 경우 자국의 철강재를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 중인만큼 국내 역시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2009년 공공사업 부문에서 미국산 철강제만 사용하도록 하는 '바이 아메리카' 조항을 도입한 바 있으며, 브라질 역시 중장대 산업에서 자국 제품을 사용하면 최대 25%까지 조세를 감면시키는 제도를 도입 중이다.
철강업계는 이같은 제도 도입이 국민의 안전 확보에 큰 효과를 얻는 동시에 최근 국내 철강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공급과잉 문제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철강재 수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국내 철강시장 내 수입철강재 점유율은 총 41.3%며, 중국산 점유율은 26.5%에 달하는 상황이다. 10월 중국산 철강재 국내 수입량은 123만9000톤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재는 기술진입장벽이 낮은 봉강이 주를 이루고 있는만큼 이같은 안전을 위한 제도 마련이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의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인 저급 부적합 강재의 사용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와함께 철강산업 전반에 미흡하거나 불합리한 제도를 찾아내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부실시공 등으로 무너진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