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이 되면 절세상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자수익이 적을수록 세금도 더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막상 절세상품에 가입하려해도 세제혜택이 어떻게 다른지 몰라 머뭇거리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이자수익이 적어도 많아도 절세는 재테크의 필수"라며 "헷갈리는 세제혜택의 종류와 절세상품을 알아야한다"고 조언한다.
비과세 vs 소득공제 vs 세액공제
세제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는 비과세,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비과세란 그 상품으로 운용하여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금융상품 이자·배당소득세율은 15.4%(지방소득세 포함)로, 금융회사에서 이 세율만큼 떼고 수익을 준다. 비과세 상품은 이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이다. 이자·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비과세 상품은 당연히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고령자나 취약계층이 가입할 수 있는 생계형 저축, 근로자 또는 사업자가 가입하는 재형저축,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저축성 보험이 비과세 상품에 해당한다.
소득공제는 과세대상 소득액을 계산할 때 총 소득액에서 해당 금액만큼 빼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득공제 상품에 가입한 사람의 소득수준에 따라 절감되는 세금액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올 한해 총 소득이 5000만원인 경우 종합소득세 세율에 따르면 소득 4600만원 초과분부터 8800만원 이하까지 적용되는 세율은 24%다. 만일 200만원을 소득공제 받으면 그 공제분에 적용될 세율이 24%이므로 52만 8000원(200만원 × 26.4%, 지방소득세 포함)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소득공제 금융상품에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와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있다. 소장펀드는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산의 40% 이상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연봉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이며 무주택 세대주일 때 최고 96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소장펀드는 소득공제도 되고 수수료도 저렴한 만큼 조건이 된다면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세액공제는 소득을 바탕으로 이미 계산된 세금에서 일정액을 빼주는 제도다. 소득공제와 달리 절감되는 세금이 가입자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이에 해당되는 연금저축은 연간 납입금액의 13.2%를 세액공제 해준다. 올 한해 연금저축에 400만원을 납입했다면 52만 8000원(400만원 × 13.2%) 세금을 돌려받는다. 김 연구원은 "연금저축이 좋은 점은 운용기간 중에 발생하는 수익도 비과세된다는 것"이라며 "대신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인출하면 연금소득세(3.3~5.5%), 일시금으로 찾으면 기타소득세를 부담해야한다"고 말했다. 연금저축과 거의 동일한 세제혜택을 받는 퇴직연금계좌는 올해부터 별도로 300만원 추가되어 총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된다.
사무실에서 직장인이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미리보기 서비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재형저축·소장펀드, 조건 된다면 서둘러 가입해야
그렇다면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가입할 수 없는 절세 금융상품은 무엇일까. 바로 재형저축과 소장펀드다. 재형저축은 총 급여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이 3500만원 이하인 사업자가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 저축상품이다. 7년 이상 가입해야 하며, 연간 납입한도는 1200만원이다. 7년간 매년 1200만원을 납입하면 원금만 8400만원이고 여기에 붙는 수익이 비과세 되니 장기적으로 잘만 활용하면 꽤 큰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장펀드 역시 올해 안에 가입하면 연봉이 올라도 10년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가입을 서두르는 게 좋다.
ISA·해외주식펀드, 내년부터 비과세 적용
올해 두 가지 절세상품이 사라지는 대신, 내년에는 두 가지 절세상품이 새로 만들어지는데 두 상품 모두 비과세다. 먼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될 예정이다. ISA는 직전연도에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여러 상품을 한꺼번에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5년 이후 부터 해지할 때까지 계좌에 담은 상품으로 운용한 결과 수익이 발생했다면 200만원까지 비과세다. 의무 가입기간은 5년이며, 매년 2,000만원 총 1억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또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에도 세제혜택이 적용된다. 해외상장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가 적용 대상이며 해외주식의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가 비과세된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