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삭감하자 서울시교육청이 법적 해결을 검토하는 등 강경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22일 본회의를 열고 서울교육청이 제출한 2016학년도 예산안 중 누리과정 예산 2521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지난달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2525억원이 포함된 8조13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시의회를 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으로 실시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중앙정부에서 국고로 지원할 것을 수차례 표명했으며 결국 편성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이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서울교육청이 배정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도 반영할 수 없다며 삭감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 "국고 미지원으로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은 편성하지 못했지만 서울교육청 관할인 유치원의 누리과정 보육료는 유아 교육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편성했다"며 "유치원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을 서울시의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삭감한 것은 교육청의 교육활동에 부담을 초래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수용 여부를 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이날 시의회에 출석해 "서울교육청은 행정책임기관으로서 유치원 예산 유보에 대해 찬성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유치원 예산은 지방자치법 상 법령에 의해 지자체에서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경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교육감은 "어린이집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항의와 편성 요구가 충분히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다"며 "유치원 학부모들은 현재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지급이 되지 않을 때, 그 후과가 어떤 방향으로 번질지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년부터 서울지역 유치원·어린이집에 대한 누리과정 지원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누리과정 유치원 보육료 편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며, 내년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28일 오전 서울에서 두 아이의 손을 잡은 어머니가 어린이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