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을 두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누리과정 지원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서한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그러나 양 부처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 계획없이 시·도교육청의 의무라고 단정짓고 있어 이에 따른 학부모들의 불안과 혼란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학부모님에게 드리는 공동 서한문'을 발표하고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의 가정에도 발송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서한문을 통해 "누리과정은 아이들의 출발선 평등을 보장하기 시행됐다"며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교육비와 보육료를 지원해 학부모님들의 부담을 덜고 유아 교육과 보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부처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관련 비용을 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보다 명확히 했다"며 "그러나 14개 시·도교육청에서는 지방교육재정 상황의 어려움 등을 들며 2016년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편성했으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앞으로 관계 부처, 지자체, 시도 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이 반드시 이뤄짐으로써 학부모님들의 불안과 걱정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 서한문은 양 부처 홈페이지에 게시되고, 전국 시·도지자체를 통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의 가정으로 전달된다.
이에 박재성 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은 "교육감들은 기본적으로 무상보육과 무상육아교육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을 하고 있으며 그동안 당 대표 면담도 하고 새누리당에도 요구하는 등 국회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사무국장은 "정부의 서한문 발송은 예산 확보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인해 국민들의 의견을 통합보다는 양분시키고 불안감을 가중시켜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현재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대구, 울산, 경북을 제외한 14곳이 '열악한 재정 상황' 등을 이유로 내년도 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