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모로우)은퇴준비, 돈이 전부가 아니다…잘 놀아야 노후가 행복

은퇴후 10만시간 '집보다 밖'…전세대 아우르는 여가문화 조성돼야

입력 : 2015-12-23 오후 2:44:27
60세에 은퇴한 뒤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경우 내가 마음대로 꾸려나갈 수 있는 주어진 시간은 10만8463시간에 달한다. 근로자의 연간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무려 50년이라는 긴시간에 해당한다. 이렇게 긴 100세 시대에 활기찬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어떻게 여가를 보낼 것인가다.
 
그러나 상당수의 시니어들은 은퇴 후 시간을 어떻게 소비해야 할 지 몰라 대부분 집에서 소일거리를 하며 지내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나라 고령층의 여가 참여도는 저조한 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 노년층의 여가활동 유형화 및 영향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년층의 72%는 여가활동 참여 시간이 저조하고 눈에 띌 만한 두드러진 여가활동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여가부족형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7명 이상은 특별한 여가활동 없이 일상생활을 무료하게 보내는 셈이다. 주당 여가활동 참여시간도 4시간 19분으로 절대적인 여가활동시간 자체가 적은 편이었다. 
 
노년층이 가장 많이 즐기는 여가는 등산·배드민턴·요가 등의 운동으로 나타났다. 운동참여형 다음으로 많이 즐기는 여가활동은 화초·정원손질·애완동물 기르기 등 자연지향형(7.6%)이었다. 화투·장기·바둑 등 정적놀이형(5.9%), 계모임·동창회·노인정 등 친목교류형(3%)이 그 뒤를 이었다. 노년층의 문화생활도 영화나 도서 중심으로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은퇴후 남은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내는가가 자산관리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잘 놀아야 노후생활이 행복하며 100세 시대 건강한 노후를 보내려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을 한 가지 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봉중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장은 "사람들이 여가라고 하면 집에서 쉬는 걸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나이가 들수록 보다 액티브하고 적극적인 여가생활을 해야 한다"며 "실내에 계속 있으면 자꾸 나태해지고 불규칙적인 생활이 적응이 돼서 건강부터 안 좋아진다. 육체가 활발히 움직이면 정신이 밝아지고 쾌활해지는 상승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여가활동은 시간 소비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와 관계를 맺는 또 다른 활동이며 나아가서는 노후에 새로운 직업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여가활동을 찾아 이와 관련된 동호회에 가입해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50~64세의 경제력을 지닌 젊은 시니어층이 2020년에는 전체 고령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예비 노인세대, 그리고 전 세대가 아울러 즐길 수 있는 여가문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수활력 서비스 사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이 활짝 웃으며 몸을 풀고 있다.사진/해남군 제공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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