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시장이 벤치마크하는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5년 4개월 만에 역전되며 패리티(Parity)현상이 나타났다. 40년 만에 재개된 미국 원유 수출로 유가 반등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몽골리아 사막동부 석유를 뽑아올리는
펌프잭의 모습. 사진/로이터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 보다 0.92% 오른 배럴당 36.14달러,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 보다 0.66% 내린 36.1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WTI 가격보다 낮아진 것은 201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유 수출 재개 소식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미국 의회는 자국산 원유 수출 금지를 해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해당 법안에 서명했다. 40년 만에 미국산 원유 수출길이 열리게 되면서 자국 내 공급 과잉 해결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포스브에 따르면 앞서 1975년 미국은 오일쇼크 이전 해외 수출을 금지했다. 원유의 해외 수출길을 막으면서 미국 내 공급을 늘려 기름 값을 떨어뜨리려는 의도였다. 전문가들은 원유 수출 금지로 오일 쇼크 당시 미국은 큰 타격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저유가가 지속되자 해외 수출 재개를 대안으로 찾은 것이다. 포브스는 공급 과잉 장세에서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까지 더해져 자국 내 원유 과잉이 심각해지자 미국 의회가 해외 수출 재개를 통해 유가 반등을 의도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원유 수출 재개로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역전이 나타낸 것이 유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블랜치 뱅크오브아메리카 원자재 부문 대표는 "WTI와 브렌트유 가격 패리티 현상은 미국 내 원유 생산 감소가 공급 과잉 장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글로벌 원유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 해소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가 하향 안정화는 가능하나 산유국, 혹은 미국의 감산 없이 유가의 추세적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