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박성재 서울고검장 취임사…"국민이 부여한 소명 고민해야"

48대 서울고검장 취임

입력 : 2015-12-24 오전 10:23:35
서울고검 검찰가족 여러분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산하 청에 전국 검찰의 절반 가량이 근무하는 최고의 청인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또 한편으로는 공판부장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는 청에 다시 근무하게 되어 남다른 친근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동안 서울고등검찰청은 전국 최고의 고등검찰청답게 검사님들과 직원 모두가 힘을 합하여 많은 실적을 거양해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그동안 서울고검을 훌륭하게 이끌어주신 전임 이득홍 검사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헌신적인 노력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 해오신 서울고검 가족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서울고검 가족 여러분 !
 
우리 사회는 최근 경제침체와 사회적 갈등, 분열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검찰은 대내적으로는 과중한 업무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하며, 대외적으로는 신뢰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우리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임과 국민이 검찰에 부여한 소명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검찰에 부여한 소명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인권을 바로 세우고, 실체관계를 신속 정확하게 규명하여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이끌어냄으로서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점과 검찰의 소명을 깊이 명심한다면, 사건관계인이나 민원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저절로 명백해 질 것입니다. 친절이라든지, 공평이라든지, 공정이라는 그런 덕목들은 너무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검찰의 소명을 다하기 위하여, 우리 서울고등검찰청 구성원 모두가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를 여러분과 함께 탐구하고, 실천할 것을 다짐하며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서울고검 본연의 업무 수행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서울고검에 주어진 본연의 업무는 ‘항고사건의 적정한 처리, 항소심의 공소유지 철저, 송무업무의 충실한 수행, 산하 청에 대한 엄정한 감찰업무의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항고사건과 관련해서는, 일선 검사들의 업무처리에 대한 사건관계인들의 불만을 잘 경청하고, 검사님들의 인품과 경륜을 십분 발휘하여 엄정하면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주시기 바랍니다.
 
사건 처리의 기준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구체적 타당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고, 힘드시겠지만 항고인과 피항고인에게 주장, 변명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잘 설득하여 수사의 결과가 아닌 수사의 과정과 절차에서부터 신뢰를 얻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항소심 공판에는 국민적 관심이 있는 중요 대형사건과 사건 기록이 방대하고 쟁점도 복잡한 사건이 많으므로, 수사검사 및 1심의 공판검사들과도 잘 협력해서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서울고검의 송무는 전체 국가소송 중 60%를, 전체 행정소송 중 50%를 점유할 정도로 그 규모가 방대하고, 소송의 형태도 복잡·다양할 뿐 아니라, 국가정책과 관련된 사회적 파장이 큰 소송도 급증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가와 공익을 대표하는 일인 만큼, 평소 유관기관과의 원만한 협조, 송무실무연구회 등에서의 연구 등을 통해 능동적, 체계적으로 대응하여 충실한 송무수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감찰 업무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서울고검 감찰부가 금년 1월 신설되어, 그간 한편으로는 조직 체제를 정비하면서도, 일선 청 사무감사나 비위감찰 관련하여 실질적 성과를 많이 거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검사나 수사관의 부적절 처신, 사건의 불공정 처리, 법조 신뢰 손상 여부 등 관내 법조 주변의 문제점을 잘 점검하고,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함께 잘못된 업무시스템이나 관행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훌륭한 개선책을 마련하여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에도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서울고검 본연의 업무 수행에 검사님들과 수사관들의 풍부한 경륜이 훌륭하게 펼쳐지길 기대합니다.
 
둘째, 검찰의 전문성 배양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우리는 법률가이면서, 수사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문가답게 업무를 치밀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회가 급성장하고, 다양화됨에 따라 범죄현상도 복잡다단해지고 있으며, 진실을 규명할 수사기법도 종전의 방법으로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가끔 외부에서 검사와 수사관들이 사건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평가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격변하는 사회현상과 범죄현상에 맞게 우리 스스로도 형사사법의 최고 전문가답게 상응한 전문적 실력을 갖추어 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국민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정확하고 신뢰받는 고품질 수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검찰 전체의 역량 강화는 물론, 개인의 발전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우리 모두, 검찰 공무원으로서 청렴하고 겸손하며, 품격있는 언행을 했으면 합니다.
 
동양 고전에 ‘남을 대할 때에는 봄 바람처럼 따스하게 하되, 스스로에게는 가을의 찬 서리처럼 엄격하게 하라.’는 글귀가 있는데, 국민들은 우리 검찰이 오히려 거꾸로 처신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똑 같은 내용의 잘못된 행위라 할지라도, 다른 일반인이 한 것이라면 별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검사나 수사관이 저지른 잘못이라면 차가운 시선으로 더욱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엄히 추궁합니다.
저는, 국민들이 이렇게 우리 검찰에 대해 반문하고, 엄히 추궁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도 국민들이 우리 검찰에 대한 관심이 깊고,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검은 산하 청에 대한 감찰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고검 가족들 모두가 일선 청 검사와 직원들에게 업무적으로 뿐만 아니라, 일반 사생활과 자기관리를 하는 모습에서도 최고의 모범을 보여 주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강이 서 있으면서도, 단합되고 화목한 서울고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그 기강이 제대로 서 있고, 구성원들이 인화단결을 할 줄 안다면, 그 역량은 최대한 발휘되고, 그 위상도 최고조에 다다를 것입니다.
 
저는, 조직은 단순히 획일적인 모습이 아니라, 서로의 개성과 장점 등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에 단합된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서로 존중하면서 의견을 모으고, 결정된 의견에 대하여는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 상호간의 신뢰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할 것입니다. 서로 상경하애하고 화목하고 단합된 모습으로 힘을 합쳐, 기강이 바로 서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서울고검을 만들어 갑시다.
 
서울고검 가족 여러분 !
 
저는 여러분과 한 가족이 되어 일하게 된 것을 무엇보다 기쁘고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먼저 여러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정하고, 모든 즐거움과 괴로움을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며, 보람과 행복이 가득 찬 서울고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의 든든한 동반자, 지원자로서 ‘우리 모두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시고 서울고검이 더욱 훌륭한 검찰청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역량을 믿습니다.
 
즐거운 성탄절과 함께,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행복이 충만하시고, 아울러 다가 올 2016년 새해에 여러분의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 12. 24.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朴 性 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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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