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의 조사결과 지난 2015년 3/4분기 중 민생지수가 소폭 하락해 국민살림살이가 다소 빠듯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삶의 행복감을 보여주는 국민행복지수도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지난 2013년부터 매분기별로 민생지수와 국민행복지수 그리고 국민안전지수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으며 그 지수는 2003년 1/4분기를 기준(지수=100)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들의 살림살이 형편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민생지수), 국민들의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삶의 만족도는 어떻게 변하는지(국민행복지수), 사회 폭력이나 홍수, 태풍, 대설과 같은 자연재해, 불량식품 등 식생활 관련 국민의 안전은 어떤 상황인지(국민안전지수)를 가늠해보기 위한 것이다. 올해 2015년 3/4분기 부문별 지표동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편집자주]
자료/국가미래연구원
우선 민생지수와 관련해 2015년 들어 미약한 상승세를 보이던 민생지수가 올해 3/4분기에는 97.92(기준치=100.00)을 기록, 전분기 98.24에 비해 0.3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단기적으로 국민들이 살림살이 체감정도를 가늠해 보는 민생지수가 큰 흐름에서 보면 2011년 1/4분기를 고비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생지수는 국민생활에 중요한 ▲고용구조 ▲고용의 질 ▲실질소득 ▲실질주택가격 ▲주가 등 5개 항목을 긍정요소로, ▲식료품비 ▲주거광열비 ▲기타소비지출 ▲교육비 ▲비소비지출 ▲실질전세가격 등 6개 항목을 부정요소로 구성하고 있다. 이들 각각 6개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해 지수를 산출한다. 즉 긍정요소와 부정요소의 영향은 물론 항목별 가중치, 즉 국민생활에 미치는 정도에 따라 산출지수가 달라진다.
2015년 3/4분기 민생지수의 경우 긍정적 요소 중 실질소득과 주가가 하락했고 부정적 요소 가운데 식료품비, 주거광열비, 교육비, 전세가격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민생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가하락과 전세가격 상승의 정도가 매우 커 민생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 요인별로 보면 긍정적 요소 가운데에서 주가 하락이 가장 두드러졌고, 고용의 질이 낮아진 것도 눈에 띈다. 부정적 요소들 사이에서는 상반된 움직임이 있었다. 기타소비와 비소비지출은 감소했지만, 주거비, 전세가격, 식료품비, 교육비 지출이 상승해 결과적으로 민생지수를 소폭 하락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 종합요약하자면 부정적 요소 상승분이 긍정적 요소 상승분보다 커 민생지수를 하락시킨 것이다.
정권별로 평균 민생지수를 살펴보면 2003년 1/4분기를 100으로 봤을때, 노무현 정부는 101.3, 이명박 정부는 100.3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98.3으로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더욱 빠듯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경제상황뿐만 아니라 최근 몇년간 세계경제의 저성장추세 전환 등에 커다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 2011년 3/4분기에 100.0을 기록한 이래 기준인 100에 미달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민생지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지수 악화는 2014년 4/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이어졌지만 2015년 들어 미약하지만 2분기 연속 반등했다. 그러나 3/4분기 들어 민생지수가 97.9로 재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자료/국가미래연구원
국민행복지수의 경우 2015년 3/4분기 지수는 113.72로 전분기의 114.29에 비해 0.57포인트 하락했고, 전년 동기 114.42에 비해서 0.7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제금융위기의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 2009년 4/4분기 최저수준인 97.28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2014년 4/4분기를 정점으로 추세 전환을 해 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2014년 3/4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은 주로 가계부채 및 월 평균소득의 감소로 인해 3개 대항목 가운데 ▲삶의 질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지수 등의 지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민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선 경제성과 및 지속가능성지수의 소항목인 1인당 월 평균소득을 늘리고 정부부채나 가계부채를 줄이고 주거 안정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초 지수를 산출한 2003년 1/4분기 이후 동향을 보면 카드사태 당시인 2003년 4/4분기에 94.65로 최저수준을 나타냈으며,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4/4분기에 105.48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하락추세로 돌아섰다가 2009년 4/4분기 97.36을 기록한 뒤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고, 2015년 3/4분기에 와서 다시 소폭 하락한 것이다.
정권별로 비교해 보면 노무현 정부(2003년 2/4분기~2008년 1/4분기)의 평균은 102.92로 이명박 정부(2008년 2/4분기~2013년 1/4분기)의 평균 103.50보다 조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2013년 2/4분기~2015년 3/4분기) 평균은 112.71로 이명박 정부 시기보다 약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생지수는 갈수록 낮아지지만 국민행복지수가 갈수록 높아지는 등 두 지수가 서로 다른 추세를 보이는 것은 기간 등의 개념이 다르고 산출에 반영되는 요소들도 일부 상이하기 때문이다. 국민행복지수는 장기적이면서도 종합적으로 국민행복의 추세를 나타내는 반면 민생지수는 단기적으로 국민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변수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살림살이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산출되는 체감지수다.
또한 행복지수에는 반영되지만 민생지수에는 반영되지 않는 요소들도 많다. 삶의 질에 속해 있는 건강, 교육, 환경, 문화나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부문의 중산충 비중, 소득분배, 사회 안전, 부패와 신뢰수준, 자연재난/재해안전, 식품안전, 노후안정 등은 단기적으로 변화하기 어렵고, 장기적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은 민생지수 산출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자료/국가미래연구원
마지막으로 범죄나 자살, 또는 재해 및 식품안전 등이 반영되는 국민생활안전 정도를 나타내는 국민안전지수는 2014년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약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범죄 등 사회안전도는 다소 양호해졌는데도 자연재해의 피해가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번 국민안전지수는 지난 3월 발표한 지난해 2014년 지수로 안전지수는 연간단위지표를 사용해 연간지수만 산출한다. 지난 3월 발표에 따르면 2014년 국민안전지수는 153.21으로 전년도 148.24보다 4.97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안전지수는 국민행복지수의 항목 중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부문의 대항목에서 ▲사회안전 ▲자연재난/재해안전 ▲식품안전의 중항목을 발췌해 산출한 것으로, 국민안전을 위해서는 사회폭력 등의 사회 안전과 함께 홍수, 태풍, 대설 등의 자연재해안전, 불량식품 등 식품 안전 등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사회 안전 및 사회 안정지수는 개선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범죄율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로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혼율은 2009년 일시적으로 높아졌다 개선추세로 돌아섰다.
자살률의 경우 2006년 단기간 개선된 것을 제외하면 매년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지난 2011년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 지수는 전년도와 같은 수치를 보였다. 자연재해와 재난은 2007년에 개선된 후 악화하고 있으며 식품안전은 2007년 일시적 하락을 제외하고는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안전지수를 시점별로 보면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45.69까지 개선되다가 그 후 하락세로 돌아서 이명박 정부 2년차인 2009년 120.83까지 떨어졌고,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이명박 정부 마지막해인 2012년 148.03까지 올랐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출범 후 2년만인 2015년에 153.21으로 소폭 상승했다.
한편 국민안전지수와 관련해 2014년도 세월호 사건의 영향은 5개의 소항목에 집계되고 있지 않아 지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고, 2015년의 메르스 사태의 영향은 2015년도 자료가 생성되는 2016년도에나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미래연구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상인들이 난로에 나무 장작을 때며 강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갈수록 추워지는 민생체감온도를 위해선 정부의 특단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