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22일로 2015~2016시즌 전반기 경기 스케줄을 마친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가 28일 저녁부터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릴 예정인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를 시작으로 70일간 후반기 일정을 진행한다. 현재 현대건설이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는 어느 팀이 될지가 관심사다.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2015-2016시즌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경기에서 승리한 GS칼텍스 선수들이 흥국생명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반기 프로배구 여자부의 특징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기량 저하로 국내 선수 역할이 전보다 커졌다는 점이다. 아직도 득점 1~6위는 모두 외국인 선수의 차지지만 국내 선수와의 격차는 급격하게 좁혀졌다. 자연스레 국내 선수 능력치가 강한 팀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외국인 선수 영입 제도가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 형식으로 바뀌면서 생긴 변화다. 그동안 일부 구단은 성적 향상을 위해 외국인 선수를 비싼 몸값에 데려왔다. 그렇지만 외국인 선수 몸값의 거품을 빼고 장기적 관점에서 유소년 육성에 투자해보자는 취지로 시행된 트라이아웃 덕분에 외국인 선수의 리그 비중은 예전과 달리 절대적 수준은 아니게 됐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큰 수혜를 본 팀은 센터인 양효진(26)과 라이트 황연주(29)를 비롯한 실력파 국내 선수가 많은 현대건설(승점 35·12승3패)이다.
양효진은 1~6위인 외국인 선수의 다음인 7위로 득점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황연주는 역대 최초로 개인 공격득점 3500점 고지를 돌파할 정도로 펄펄 날았다. 센터 김세영(34)·염혜선(24), 레프트 정미선(21), 리베로 김연견(22) 등의 다른 자리도 빠지는 데가 없다. 양효진과 황연주에 더해 수비형 레프트 에밀리 하통(23·미국)으로 삼각편대를 이뤘던 현대건설은 결국 선두를 공고히 했다.
센터 김희진과 레프트 박정아가 있는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승점 28·9승6패), 레프트 이재영이 성장한 흥국생명(승점 25·9승6패)은 현대건설보다는 뒤지지만 전반기를 2위와 3위로 마쳤다. 두 팀 역시 국내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친 팀이다.
후반기 프로배구 여자부의 관전 포인트는 현대건설 독주의 지속 여부다. 현대건설의 독주를 깨는 팀이 나올지 많은 팬들의 이목을 모은다. 특히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열띤 추격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어느 포지션 하나 약점이 없이 선수단 짜임새가 좋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전력을 지닌 셈이다. 전반기 3패도 풀세트 접전을 하다 패하며 1점의 승점을 땄을 정도다. 후반기에도 현대건설 선전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
다만 강한 대항마들의 나타날 경우 현대건설이 좋은 경기를 펼치더라도 리그 선두 자리를 못 지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이 손꼽힌다.
IBK기업은행은 전반기 초반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지만, 슬슬 지난 시즌 우승 팀다운 실력이 되살아나는 중이다. 김희진과 박정아를 중심으로 선두로 올라서기 위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흥국생명은 선수들의 잇단 부상 탓에 전반기에 부진했으나 주포 이재영과 세터 조송화는 물론 외국인 선수인 테일러 심슨까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다만 일단 IBK기업은행을 꺾는 일이 급선무다. 승점 3점차로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들 세 팀 외에 한국도로공사(승점 21·7승8패), GS칼텍스(승점 19·6승9패), KGC인삼공사(승점 7·2승13패)도 후반기 다시 도약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