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응급환자가 응급실 가면 실손보험금 못받는다

금감원,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개정안' 내년부터 시행
불완전판매로 실손보험 중복가입시 보험료 환급

입력 : 2015-12-29 오후 12:00:00
내년부터 의사의 소견과 무관하게 자의적으로 입원하거나 응급환자가 아닌데도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면 실손의료보험의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정신분열병 등 일부 정신질환이 실손의료보험의 보장대상에 포함되고, 불완전판매로 보험에 중복 가입한 경우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이런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비(非)응급환자가 상급 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6만원 내외의 응급의료관리료를 보장하지 않도록 변경했다.
 
이는 국민건강보험이 응급실 과밀화 방지를 위해 비응급환자가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환자가 응급의료관리료를 전액 부담토록 하고 있는데, 실손보험이 이를 보장하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응급의료관리료 이외의 의료비는 보장하며,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병원의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모든 의료비가 보장된다.
 
또 의사의 소견과 무관하게 자의적으로 입원하는 경우 보험 보장이 되지 않는 사실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임의로 입원해 보험금을 받는 '나이롱 환자' 발생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구강·혀·턱 관련 질환에 따른 치과 치료와 한방병원에서 양방 의사가 수행한 양방 의료비, 시력개선 목적의 쌍꺼풀 수술, 유방암 환자의 유방 재건술 등을 보장 항목으로 명확히 했다. 보험 약관상 보장돼야 하지만 미지급되기 쉬운 항목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퇴원할 때 처방받은 약제비의 입원 의료비 포함 ▲뇌 기능 이상에 의한 인격 장애나 정신분열병, 청소년기 정서장애 등 증상이 명확한 일부 정신질환에 대한 보장 ▲입원의료비로 지급된 보험금의 상품 보장한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보장 ▲불완전판매에 따른 실손보험에 중복가입했을 경우 기납입 보험료 환급 ▲외국 장기 체류자의 실손보험료 납입 중지 등도 이번 개정안에 반영했다.
 
개정안은 내년 1월 시행 이후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지만 ▲약제비의 입원 의료비 포함 ▲보험 약관상 미지급되기 쉬운 항목의 명확화 ▲외국 장기 체류자 실손보험료 납입 중지 등은 2009년 10월 이후 가입자도 적용된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1월5일 열린 '보험산업의 도약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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