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풍년 전문약 '속빈강정'

입력 : 2015-12-29 오후 5:43:55
올해 전문의약품 허가 갯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대부분 10억원도 팔지 못했다. 빛좋은 개살구, 속빈 강정의 한해라 할 수 있다. 환자의 요구를 반영한 혁신적인 의약품은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시장성이 떨어지는 복제약 위주로 제약 허가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28일까지 허가된 전문의약품은 2227개다. 이중 신약은 50개다. 나머지는 복합제, 개량신약, 복제약이다. 허가품목은 전년(1882개) 대비 21% 증가했다. 2013년(1487개) 대비로는 53%나 늘었다. 전문약 허가 풍년 시대였다.    
 
이중 올해 가장 선방한 제품은 발기부전치료제다. 올 1~3분기 처방액 기준 1위와 2위를 차지한 발기부전치료제 한미약품 '구구'와 종근당 '센돔'은 각각 28억원, 25억원을 기록했다.  MSD 고지혈증복합제 '아토젯'과 BMS의 C형간염치료제 '다클린자'는 10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나머지 허가 전문약은 10억원대 미만이었다. 의약품 허가 수는 늘었으나 단순 복제약이 대다수를 차지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대형약물이 특허만료되면 수십개의 복제약들이 쏟아져 영업전을 벌인다. 복제약들은 악효나 품질이 동일해서 매출 확대에 한계가 있다. 기존 신약에서 약효 또는 복용편의성 등을 개선한 복합제와 개량신약도 1개사가 주도하고 여러개 파트너사가 투자해 판권을 나누는 공동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어 매출이 분산됐다. 개발 실패의 위험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지만 오히려 단독 발매보다 매출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은 서서히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성패를 1년만에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실적이 미미한 것도 사실"이라며 "초기부터 얼마나 팔릴지 마케팅과 영업적인 시각을 중점적으로 신경써서 제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문의약품은 2227개가 허가를 받아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대부분 10억원대 미만의 부진한 실적에 그쳤다. 반짝 매출을 올린 제품은 종근당 발기부전치료제 '센돔' 등 일부에 불과했다.(사진제공=종근당)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원석 기자
최원석기자의 다른 뉴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