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2조원대로 성장한 간편식을 놓고 대형마트들이 경쟁에 나섰다. 간편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의 서막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 '피코크'라는 이름으로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먼저 이 시장에 진출한
이마트(139480)의 뒤를 이어 이달들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싱글즈 프라이드'와 '요리하다'를 각각 선보이며 '간편식 전쟁'에 뛰어 들었다.
유통업계에 간편식 돌풍이 부는 이유는 간단하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끼니 고민을 덜고 빠르고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잘 팔리고 돈이 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냉동 간편식 매출은 24.4%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신장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간편식 제품을 내놓은 이마트의 '피코크' 매출도 올 들어(1월1일~12월14일) 45.4%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같은기간 전체 냉장·냉동 상품군 매출 신장률이 7%대에 그친 데 비하면 간편식 매출은 이보다 6배 이상 높은 신장률을 보인 것이다.
반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대형마트 3사의 전략은 각각 다르다.
가장 먼저 이 시장에 뛰어든 이마트의 '피코크'는 고급화와 다양화에 초점을 맞췄다. 유명호텔 주방장 등 전문요리사가 국내·외 유명 요리의 레시피를 개발해 상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국내 유명 맛집과 지방자치단체와의 제휴를 통한 지역 특산물 개발 등을 통해 고급 간편가정식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상품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2013년 280개, 지난해 600여개였던 상품 수를 2019년 1000개, 2023년 1500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780억원 수준이던 피코크 매출을 올해 1500억원, 2023년 연간 4000억원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홈플러스의 '싱글즈 프라이드'는 브랜드 이름처럼 철저히 1인 가구를 노리며 컵밥, 파스타, 만둣국 등 혼자서 먹기 편한 제품 위주로 내놓고 있다. 또 제품들은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용기에 담아 손쉽게 조리가 가능토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는 30일 정식 출시하는 롯데마트의 '요리하다'는 지금까지 출시됐던 간편식의 한계를 극복해 쿡방, 셰프 열풍 등 요리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했다.
편의점 간편식처럼 그냥 전자레인지만 돌리면 완성되는 제품이 아닌 고객의 조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앞세워 기존 간편식과 차별화점을 뒀다. '밀 솔루션(Meal Solution)' 개념을 도입해 전체 라인업의 20% 가량을 브랜드 이름처럼 채소를 다듬거나 볶는 등 간단한 별도의 요리과정이 필요한 반조리 상품으로 구성했다.
롯데마트는 향후 '요리하다' 제품을 롯데슈퍼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판매해 2017년까지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마트 '피코크'(위)와 홈플러스 '싱글즈 프라이드'(가운데)에 이어 롯데마트가 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아래)를 출시하며 2조원에 달하는 대형마트 간편식 전쟁에 뛰어들었다. (사진=각 사)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