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자급률 상승이라는 악재를 맞으며 녹록지 않은 2016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어진 유가 하락은 석화업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유가 하락이 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반면 에틸렌 가격의 하락폭은 이보다 작아 에틸렌 스프레드(마진)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저유가로 국내 석화업체들이 보유한 NCC(나프타분해설비)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미국의 ECC(에탄분해설비)나 중국 CTO(석탄화학설비) 보다 매력이 커지게 됐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의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7%를 넘기지 못하며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더욱이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은 2015년 50%를 웃돌았고 2020년 65%에 육박할 전망으로 한국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입 수요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U.N.이 집계한 중국 석유화학제품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0년 5.3%에서 2014년 6.7%로 1.4%p 올랐고, 같은 기간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3.0%에서 3.4%로 0.4%p 오르는 데 그쳤다.
수출 증대 효과를 누린 터키, EU 등과의 FTA와 달리 한·중 FTA는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개방 수준이 높지 않아 혜택을 크지 않다는 게 업계·학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합성수지 수요 증가 등으로 내수는 소폭 증가해 올해 생산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테레프탈산, 합성고무 등 일부 제품은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유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석유화학 분야의 수출이 1159만MT(메트릭톤)으로 지난해 보다 0.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구조와 원가를 분석한 결과 중국 석유화학 시장의 자급률이 상승하면 국내 범용제품 수출은 감소할 것"이라며 "중국 범용제품 수입증가에 대비해야 하고 고부가가치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신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과 설비능력 확충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한 석유화학 기업의 공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