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가좌동 영창뮤직 본사 내 2층에 자리한 직영매장 '팩토리스토어'.
총 290㎡(약 87평) 크기의 매장을 만들 때 일부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장지역 한가운데 있는 데다, 마땅한 대중교통도 없어 사람들이 찾아오겠느냐는 것이었다. 주위의 열악한 환경은 취약한 접근성과 맞물리며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해 12월1일 매장 오픈 후 불과 한 달만에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팩토리스토어에는 평일 10팀, 주말 20팀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방문층도 초등생 및 유·아동을 동반한 30대 학부모부터 음악전공생, 유명 연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방문객들은 1억5000만원에 달하는 대형 그랜드피아노를 비롯해 디지털피아노, 관현악기 등 70여종의 악기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살펴볼 수 있다. 분위기 또한 만족스럽다. 여러 한계에도 불구, 찾아오도록 한 아이템의 힘에 있었다.
유정우 영창뮤직 뮤직카운셀러(MC)는 "콘셉트별로 '악기 존'을 구성하고 회사 정규직 판매사원이 상주하며 고객 맞춤형 악기 추천과 설명, 전담관리 등을 책임지도록 한 것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악기존에서는 일반적인 악기매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고가의 커즈와일 신디사이저를 비롯해 독일 프리미엄 음향기기업체 젠하이저(Sennheiser)의 헤드폰·이어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방문객들이 평균 1시간, 최대 2시간까지 머무르며 악기들을 자유롭게 살피다보니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실제 매장 오픈 후 한 달간 디지털피아노 판매대수만 70여대, 어쿠스틱피아노도 20여대에 이르고 있다. 영창뮤직의 전국 최우수 판매대리점에 필적하는 수치다.
유정우 뮤직카운셀러는 "방문객 중 90% 가량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신상품과 리퍼·단종상품 등을 최대 4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장 내에 전시된 그랜드피아노 'Y275AR' 모델의 경우 정가(1억5000만원)의 거의 절반 수준인 790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창고형 매장을 속속 선보이는 상황에서 영창뮤직은 브랜드파워와 신뢰도에 가격할인 등의 혜택까지 갖출 경우 충분히 겨룰 만 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물론 시험대는 본사 직영의 팩토리스토어다.
고무된 분위기는 팩토리스토어 추가설치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홍진 영창뮤직 국내영업본부장(상무)은 "다양한 품목과 합리적 가격, 신뢰감 있는 서비스 등의 특장점을 살려 악기 구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소비자 니즈에 맞춘 악기존 및 운영품목 다양화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가좌동 영창뮤직 본사 2층에 마련된 팩토리스토어 전경. 사진/영창뮤직
인천=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