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온라인 보험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사이버마케팅(인터넷 전용·CM) 자동차보험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모바일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 온라인 환경에서 고객이 직접 보험료 산출부터 결제, 가입할 수 있는 원스톱 보험이다.
이들이 출시한 CM상품은 설계사를 통한 오프라인 채널 대비 보험료가 17% 가량 저렴하며 텔레마케팅(TM)채널보다도 4% 정도 저렴하다.
CM상품이 이렇게 저렴한 이유는 사업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채널의 경우 설계사의 수수료가 보험료에 반영되고 TM채널 역시 상담원의 인건비 등이 보험료에 포함된다. 하지만 CM 상품은 고객이 설계부터 가입까지 직접 할 수 있어 사업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실제로 경쟁사의 진출로 가장 저렴한 보험료를 자랑하던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료는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 등에 자리를 내줬다.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온라인 보험의 가격 경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보험사 별로 담보가 동일해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는 보험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이다. 문제는 이 두 보험의 손해율이 높다는 것이다.
손해율이 낮아지지 않은 상태로 가격경쟁을 하다보면 결국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객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2단계 도입으로 손해율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출혈 경쟁은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약한 중·소형사의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