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국제유가, 35달러선 붕괴

사우디아라비아-이란 갈등에 OPEC 감산 가능성 더욱 낮아져

입력 : 2016-01-07 오후 2:27:57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6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등 주요 외신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게 돼 향후 유가 전망이 더욱 어둡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2004년 6월30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5달러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7년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통상 지정학적 리스크에 상승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과의 갈등 악화 소식에 오히려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2일 시아파 지도자를 포함한 테러 혐의자 47명을 집단 처형한 후 사우디와 이란과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이미 두 나라의 외교 관계가 단절된 가운데, 사우디의 동맹국들도 이란과의 국교 단절에 동참하고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을 습격해 불을 지르는 등 더욱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의 갈등이 심해지면 이미 OPEC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두 나라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더욱 낮아져 감산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지게돼 국제유가에는 악재라는 설명이다.
 
이날 메흐디 아살리 OPEC 이란 대표 역시 이와 관련해 “향후 국제 원유 시장에 최대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의 우려감을 증폭시켰다.
 
실제로 한 OPEC 관계자는 "올해 안에 두 나라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올해도 감산은 어렵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OPEC 감산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는 가운데, 공급 우위와 수요 둔화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현재 국제 원유 시장의 과잉 공급량은 하루 200만배럴 정도인데 이란산 원유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면 하루 100만배럴 정도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존 킬더프 미국 원자재 투자 전문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탈 창업 파트너는 “이란은 서방 경제제재가 완전히 풀리면 하루 평균 50만배럴의 원유를 시장에 풀 것"이라며 "심지어 이란은 이것을 더 빨리 늘리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 현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날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기존의 3.9%에서 3.6%로 다시 한번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타리브 자히르 타이크캐피탈어드바이저스의 전략가는 “원유 가격 전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국제유가는 매우 빠른 시일 내에 배럴당 32달러 수준으로 곧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킬더프 파트너 역시 "이란과 사우디는 절대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올해 국제유가는 최저 배럴당 18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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