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트 부실인수' 의혹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 '무죄'

법원 "개인에게 책임 묻기 적절치 않아"

입력 : 2016-01-08 오후 12:37:56
자원외교 비리 '하베스트 부실 인수' 사건으로 배임 혐의를 받은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김동아)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의 잘못이라는 것들은 석유공사 조직이 아닌 피고인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적절하지 않거나 피고인 개인의 책임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형사상 배임죄는 고의 등 특별한 사정들이 결부됐을 때만 논할 수 있다"며 "판단 과정에서 과오가 있었다고 볼 수는 있지만 형사상 배임죄에 해당할 만큼 합리적 의심이 여지가 전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석유공사가 피고인의 배임 행위로 손해를 입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하베스트의 질적 가치가 인수대금 보다 현저히 낮았어야 하는데, 당시 상정된 자산가치에 질적으로 불균형한 정도의 차이가 없다면 이를 인수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정책 판단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기업가치평가에 기초하는 범위를 넘는 금액으로 하베스트를 인수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인수 당시를 기준으로 봤을 때 하베스트 인수가 회사에 중대한 손실을 미칠 문제가 있었을지 예측할 수도 없었다. 대부분 (문제는) 인수 후 사후적인 것들이 주된 원인이 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너무나 졸속이고 무책임한 인수 결정으로 국민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며 강 전 사장에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앞서 강 전 사장은 2009년 12월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를 시가 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인수해 회사에 5500억원만큼의 손실을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6월2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마친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귀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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