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늦어도 2월초 정식 창당을 목표로 활동을 개시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발기인대회에는 발기인과 지지자 등 1500여명이 함께 했다. 발기인에는 총 1978명이 등록했고, 현역 의원 중에서는 안 의원과 김한길·김동철·문병호·유성엽·임내현·황주홍 의원 등 7명이 이름을 올렸다.
창당준비위원장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공동 선출됐지만 윤 전 장관은 이날도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안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김한길 의원과 의견을 나누며 인물 영입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창당발기인들은 황주홍 의원이 대독한 취지문에서 “오늘 우리 국민의당은 시대 변화에 뒤쳐진 낡고 무능한 양당체제, 국민통합보다 오히려 분열에 앞장서는 무책임한 양당체제의 종언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담대하게 새정치의 대장정에 나서겠다”면서 “우리의 기준은 오로지 국민의 더 나은 삶”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의제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양 날개를 펴면서 합리적 개혁을 정치의 중심에 세우겠다”며 “시민의 참여, 국민의 참여만이 담대한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동참하면서 새정치의 대장정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상진 공동위원장은 “근본적인 국가개혁으로 국민분열의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면서 “산업화와 민주화의 건강한 뿌리를 계승하되, 이를 휘감고 있는 칙칙한 곁뿌리들을 단호히 쳐내야 한다. 뿌리를 혁신하는 대대적 분갈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포용과 소통을 원칙으로 한 열린 정치문호 ▲정치인과 시민이 소통하는 용광로 정치공동체 ▲권위주의가 아닌 국민참여 정당조직 등을 창당 방향으로 제시했다. 국민의당은 1월 중 서울, 부산, 인천, 광주, 전남, 전북 등에서 시·도당대회를 열 예정이며, 통합이미지(CI)와 당 상징색 대국민 공모도 추진한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양 날개’를 강조하면서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의당이지만 과연 현실정치의 벽을 뛰어넘어 기존 정치의 대안세력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구성원들의 주축이 이태규 창당실무준비단장 등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들과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출신 호남 인사들로 이뤄져 있어 '새정치’라는 창당 명분에 다소 어색하다는 비판이 나오며, 일각에서는 ‘불편한 동거’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또한 당에 참여했거나 참여가 예상되는 인사들 상당수가 오는 4월 총선 출마를 강력하게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교통정리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안철수 의원(가운데) 및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