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우수 기술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기술금융을 강조함에 따라, 은행들이 관련 전문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오는 2월 중 은행권 자체 기술신용평가 역량 심사 후 평가 성적표도 공개될 예정이라, 기술금융에 특화된 시스템을 보완하려는 노력도 상당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술신용대출 정착 로드맵'에 따라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자체 기술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자체 평가 모델을 개발한 후 12월 초 업종별, 업력별 총 6개로 세분화하는 등 평가 시스템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기술평가 전담 인력은 석·박사급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5명이다. 이달 말쯤 추가 채용이 확정된 인원 5명이 추가되면 전담 인력이 1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왼쪽)이 기술금융 대상 기업인 큐라켐의 신숙정 대표 앞에 앉아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KEB하나은행은 자체 기술력 등급평가를 지난 12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3년 이상 경력을 지닌 기술사, 변리사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전담팀 5명이 근무중이다. 앞으로 전담 인력은 더 확대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전문평가인력 5명을 확보해 놓고, 올 상반기 중 5명을 추가로 모집할 계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이번주까지 자체평가모델 개발을 마치고 인가를 얻을 예정"이라며 "기술금융평가기관(TCB) 자체평가모형 인가 제출 등으로 바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기술금융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카이스트와 협약을 맺고 고급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한편, 기술평가 전담 인원을 2명에서 5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기술금융 전담 인력을 충원하려는 이유는 금융위가 제시한 자체평가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예비실시 단계인 레벨1에서는 기술평가 전문인력이 5명 이상 돼야 한다. 레벨 2, 3, 4는 각각 10명, 15명, 2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은행권 기술금융부 관계자는 "기술평가 모형 구축했으나,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어 정교화 세분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레벨 2 인가를 얻으면 기술금융 대출 총액의 20% 내에서 은행이 자체평가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기술금융의 방향성은 맞지만,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인 만큼 참을성을 가지고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에 기술이 있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은행은 당장 수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손해를 일부 감수하면서 꾸준히 기술금융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