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중국 증시 폭락 등 최근의 대내외 경제여건을 점검한 결과, 시장의 지배적 관측이었던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는 1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 등 경제당국으로부터 대내외 경제동향을 보고받았다.
이날 가장 주요하게 논의된 의제는 새해 개장 첫날부터 서킷 브레이커를 두 차례 발동하는 등 혼란을 겪은 중국의 증시 상황과 경제 구조개혁의 연착륙 여부였다.
TF 단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중국이 가진 정책적 역량을 감안할 때 중국 경제가 경착륙보다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생각이었으나 현재 전개되는 중국 경제의 불안 상황을 감안할 때 연착륙이 다소 '시끄러운 연착륙'이 될 가능성이 있지 않는가에 대한 우려가 표시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고속성장시대가 마무리되면서 '신창타이'(뉴노멀)라는 구호 아래 내수 위주의 안정적 성장을 목표로 삼고 구조개혁에 나서고 있는데 증시 급락 등 악재가 터지며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의원은 특히 "작년에 중국이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중국의 외화보유고가 약 5000억 달러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에서 1조 달러 내외의 자금 유출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런 대규모 자금 유출이 중국 당국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통제 능력이라든지 제어 능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계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자금 유출 배경에 대해서는 중국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탓이 크며, 내용적으로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보다는 중국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강 의원은 "중국이 막대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에는 시장에서 그것이 과연 충분한 규모인가에 대해 전혀 논의조차도 없었는데, 충분한 규모인가 하는 (우려가) 산발적으로 나오는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외화보유고 규모에 대해서는 특별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규모나 내용 면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강 의원은 "(당은) 정부가 대체적으로 대응을 잘 하고 있지만 위기 의식의 강도를 높여주길 바란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강조했으며, 한·미 및 '한·일 통화 스와프 체결 필요성도 논의됐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진 않았다고 밝혔다.
당정은 미국 기준금리의 점진적 상승이 확실한 상황에서 부채를 갖고 있는 저소득층에 미칠 영향이 특히 크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별도의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 TF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중국 증시급락 등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