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방식을 두고 관계부처간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었던 입찰공고가 다음달 이후로 연기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과 한국공항공사(이하 '공사')는 오는 5월12일 특허가 만료되는 김포공항 면세점의 입찰방식과 매장 수 등을 두고 몇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진전 없이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가장 큰 쟁점은 면세점 숫자다. 관세청은 기존 2곳이었던 김포공항 면세점 매장에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을 1곳 추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땅 주인' 격인 공사가 관리상의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입찰방식 역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가장 높은 입점 수수료를 제시하는 기업에게 사업권을 주던 기존의 수수료 입찰방식을 지양하고 다방면에서 평가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자는 관세청과 기존 방식을 고집하는 공사 측이 대립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치러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서 대기업 면세점들이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바람에 면세구역 임대료가 무려 70% 이상 뛰었다"며 "공사 입장에서는 높은 임대료 수입을 얻어야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관세청과 공사는 김포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수와 입찰방식 등을 두고 3차례 가량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양 측의 입장 차이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관세청은 김포공항을 관리·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가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데다 공사 측과의 협의 없이는 독단적으로 면세점 입찰공고를 완성할 수 없기 때문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말 공사의 정기 임직원 인사를 통해 관련사업 책임자가 변경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관세청과 오랜기간 벌여왔던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일정이 미뤄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방식 협상안에 대해 전체적인 윤곽만 봤을 뿐 전임자가 진행한 협상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며 "사실상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내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상태라 이달 중 입찰공고를 발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입찰공고 시기는 다음달 이후로 다소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 측이 계속해서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한다면 김포공항 면세점 입점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면세점 입점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서류 등 입찰 준비기간이 짧아지고, 사업자 선정 후에도 내부 공사 등으로 인해 제 때 문을 열지 못하는 등 새 면세점 입점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방식을 두고 관세청과 한국공항공사가 입장차를 보이면서 입찰공고 발표가 당초 예정보다 미뤄질 전망이다. 관세청은 지난해 2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 논란을 일으켰던 수수료 입찰 방식을 지양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공사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