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과 관련해 전체 일자리 수가 줄었지만 질좋은 일자리는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우리나라 청년층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양적 부진과 질적 악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으며 10년 전과 비교했을때 연간 신규채용 규모는 10만명 이상 축소, 비정규직·저임금 일자리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스스로를 'N포세대'라 부르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서 있는 현 주소라고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0%로 전체 실업률(3.5%)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청년실업자는 38만5000명으로 2010년보다 4만5000명 늘어 저성장 기조, 일자리 미스매치 등 경제·구조적 요인에 단기 제도적 요인까지 더해진 여파로 분석된다.
청년층 신규채용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 보다 줄어든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현 경제상황을 불확실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채용확대를 주문해왔지만, 경기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전체 고용의 80%이상을 담당하는 중소·중견기업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부측의 설명이다.
반면 취업에 애로를 겪는 청년의 수는 110만명을 넘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청년층 생산가능인구가 2005년 992만명에서 2014년 950만명으로 매년 줄고 있다는 것과 대비된다.
문제는 일자리 질의 악화가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08∼2014년 임금근로자의 일자리를 분석한 결과 전체 임금근로자의 일자리는 소폭 늘어난 반면, 청년층의 일자리는 3.7%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 일자리 가운데서도 임금수준 등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위 일자리는 무려 23.4% 감소했다.
비정규직 비중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 3월을 기준으로 한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중은 1년전보다 0.7%포인트 높은 33.1%를 기록했다.
이는 시간제 일자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며 청년층의 시간제 일자리 증가율은 15.5%로 전체 임금근로자(0.1%)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집계됐다.
이들 청년층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은 정규직 대비 80.3%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9년 기준 87.0%)보다도 격차가 더 확대된 것이다.
사라진 청년층의 상위 일자리는 교육서비스업, 제조업, 금융보험업에 집중됐다. 청년층 가운데서도 25∼29세 연령층의 일자리가 직격탄을 맞았는데 여기에는 인구감소도 주요 요인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대학을 졸업한 취업자들의 경우는 도·소매업, 협회·단체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서비스직 등 하위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분위별 일자리 변화를 살펴보면 중간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양극화가 다소 완화됐지만 청년층에서는 사뭇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상위 일자리 감소가 확연하다"고 지적했다.
탄소산업일자리 페스티벌이 열린 가운데 구직을 희망하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