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삼고초려 끝에 ‘선대위원장 김종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 도왔지만 경제민주화 무산에 등 돌려

입력 : 2016-01-14 오후 4:28:48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입안에 도움을 줬고 한때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멘토'로도 불렸던 김종인 전 의원이 14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에 전격 영입됐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고초려 끝에 김종인 박사가 우리당과 함께 해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실패한 상황에서 김 박사는 우리당이 시대적 과제인 소득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로 영입의 이유를 밝혔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후보가 김 박사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미 김 박사가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수락한 직후여서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입 과정에 대해서는 "두 달 전부터 문 대표가 김 박사에게 참여해 달라고 계속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초대 대법원장을 역임한 김병로 선생의 친손자인 김 전 의원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5공화국 시절인 1981년 11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6공화국 시절 보건사회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했으며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을 신설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으며 박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으나 현 정부 출범 후에는 경제민주화 후퇴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김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바 있다. 그러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 의원의 대권 도전에 대한 의견 차이로 결별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안 의원에 대해 "조직에 참여하는 사람이 불리하다고 밖으로 나가버리는 정치 행위를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둬오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언주 더민주 의원 후원회장을 맡는 등의 관계를 이어왔다. 김 전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민주 합류 이유를 직접 밝힐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이 합류함에 따라 더민주의 선대위 구성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는 "선대위 구성을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겠다"며 "김 박사를 비롯해 총선 필승과 정권 교체까지 바라보는 선대위를 구성해 총선 관리를 맡기겠다. 구성원들이 흔쾌히 동의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14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김종인 전 의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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