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인물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김종인 씨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탈당 사태로 힘이 빠져 있던 더민주의 15일 오전 회의 분위기도 활기를 띠었다.
더민주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이날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동석하면서 환영과 지지의 뜻을 보여줬다.
회견에 앞서 문희상, 정세균, 이석현, 추미애 의원 등은 이날 당 대표실에 모여 김 위원장과 20분간 상견례를 겸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중진들은 기자회견에서는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표의 손을 잡고 사진 촬영을 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걸 원내대표도 참석해 더민주는 모처럼 단합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의 합류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문재인 대표는 “소득 불평등을 타파하고 우리 경제를 살릴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 위원장을 사령탑으로 모셨다”며 “우리 당을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경제민주화는 이념적으로 재단할 만한 것이 아니라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실용적 해법”이라며 “김 위원장 영입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내려갔던 당의 사기가 반등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당 내부 구성원들도 혼연일체가 되어 60년 전통의 민주당을 지키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직을 단독으로 할지 공동으로 할지가 논란의 불씨로 남아 있다.
김 위원장 본인은 회견에서 “선대위원장을 수락할 때 그런 것(공동위원장)을 전제하지 않았다”며 “공동선대위원장 얘기는 어떻게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초 더민주 지도부는 호남을 대표하는 인사를 김 위원장과 함께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은 우리 당으로서는 김 위원장을 선대위의 원톱으로 모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의 경우 외부 영입이나 통합할 경우를 가정해 말씀드린 것”이라며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에는 김 위원장께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문재인 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