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시스템반도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퀄컴과 인텔 등 글로벌 업체들은 전담조직을 꾸리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어 대비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자동차 전자장비, 스마트카 등과 관련된 시스템반도체는 향후 5년간 60%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능형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분야는 오는 2020년까지 연 7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동차와 IT의 결합은 지난 9일(현지시간) 폐막한 CES 2016에서도 확연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지형 또한 PC, LCD TV, 모바일 등에서 스마트카와 드론 등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장기적으로는 로봇도 시스템반도체의 중요한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로봇의 3대 구성 요소인 감지(Sensing), 처리(Processing), 동작(Effector) 모두 시스템반도체가 필수적인 분야”라고 설명했다.
시장 흐름이 급변하면서 퀄컴과 인텔의 움직임이 가장 적극적이다. 퀄컴은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부문 사업조직을 ▲스마트폰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킹 ▲컴퓨팅 ▲웨어러블 등 6개 분야로 세분화했다. 퀄컴은 앞서 열린 CES 2016에서 첫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20A’을 내놓으며 “통합 LTE 모뎀과 기계 지능 기술로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도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인텔은 본사 차원에서 사물인터넷, 스마트카 전담 조직을 가동 중이다. 엔비디아는 테슬라의 전기차에 통합반도체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노리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자동차 관련 일부 기업들 외에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투자도 생산라인 증설, 인력보강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진석용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스템반도체는)오랜 경험과 지식 축적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자체개발을 고집하는 것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과 거래선을 동시에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에 마련된 스마트카 시뮬레이션. 사진/뉴스토마토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