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LG이노텍이 전자가격표시기(ESL) 전담팀을 꾸려 시장에 진출한 지 1년을 맞았다. 라이벌 삼성전기가 지난해 ESL시장을 ‘비주력’으로 규정, 정리한 사이 LG이노텍은 '틈새'를 파고들면서 북미, 유럽 등의 글로벌 유통업체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지난해 ESL 관련 매출규모는 300~400억원 수준이다. ESL은 대형마트 등에 있는 상품의 가격과 원산지, 무게 등의 정보를 전자라벨에 표시해주는 장치를 말한다. 실시간으로 제품 정보를 반영할 수 있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전 유통매장의 종이라벨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등은 ESL 세계시장 규모를 오는 2017년에 5조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발주자는 삼성전기였다. 지난 2009년 ESL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꼽고 공을 들여왔다. 그러다 지난해 7월 파워모듈, 튜너 등과 함께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되면서 신설 법인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아직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활성화 속도가 느린 데다 자동차 전장, 카메라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핵심사업에 집중한다는 이유였다.
눈독을 들여왔던 LG이노텍도 지난해 초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기가 ELS사업을 접기 8개월 전이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성장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LG이노텍의 주력인 전장부품사업부에 ELS전담팀을 신설하며 연구개발 조직과 마케팅 인력도 확보했다. LG이노텍이 보유한 무선통신·제어, 전자부품 경쟁력 등을 통해 제품 라인업도 10여종에서 20여종으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매장에 사용되는 전자가격표시기가 단순히 상품 가격을 표시하는 것 이외에 사물인터넷으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이노텍의 매출규모는 삼성전기의 3년차 실적과 비슷한 편이라 신사업 치고는 연착륙을 했다고 본다“며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3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ESL 설치 자체가 비용이라는 점은 거래처 확보에 난관으로 꼽힌다. 삼성전기가 매년 300억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가 접은 것도 시장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성장속도는 거래처 확보에 달려있는데 유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이 신성장동력으로 꼽고있는 전자가격표시장치(ESL). 사진/LG이노텍 홈페이지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