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으면서 부품의 한축을 담당하는 삼성전기, LG이노텍도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사업진출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은 한때 스마트폰 성장둔화에 따른 '대체재'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며 "삼성, LG그룹의 퀀텀점프를 위해 계열사들의 역할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사업인 만큼 사업팀과 부품계열사 간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재는 LG그룹이 한발 앞선 모양새지만 언제든지 판세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모터·센서, LED조명, 무선충전·전기차 충전모듈 등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와 K5에 스마트폰 무선충전모듈 공급계약이 성사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미 LG그룹 내부적으로 자동차 부품 부문을 5년 이내에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희토류가 없는 차량용 듀얼클러치 변속기(DCT)용 모터 개발에 성공했으며 무선통신기술을 바탕으로 블루투스 와이파이 콤보모듈 등 차량용 통신모듈도 양산 중이다.
지난 2010년에 165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5년새 세 배 이상 늘어나며 지난해에는 5325억원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매출 1조원까지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수주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올해 3분기 기준 신규수주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규모(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건 삼성전기도 마찬가지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사업 철수 등 사업구조조정 후 신성장추진팀을 꾸린지 1년이 됐다. 올해는 전장부품사업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전환점으로 삼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차량용 부품 양산을 시작하며 전자기기의 전기제어를 담당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통해 차량용 카메라모듈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M&A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세웠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기존 포트폴리오인 기판, 모듈 비즈니스 등의 부품 영역을 잘 융합시키고 통합시켜서 신사업을 찾고자 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며 “삼성전자에 전장사업팀이 꾸려졌기 때문에 부품계열사로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면서 전기차 충전모듈 등을 공급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에 열린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전시회’에 마련된 BMW 전기차..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