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005490)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구조조정과 고부가 가치재 집중활동이 손익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포스코의 권오준 철강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철강협회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지난 1968년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주로 영업외손실이 적자로 이어졌는데 환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신일본제철과의 소송 합의금도 한몫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이번 적자가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인한 적자가 아닌 회계상 적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658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해 10월 공시를 통해 2015년 300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포스코는 오는 28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집계된 실적과 구조조정 성과와 앞으로 계획 등에 관해 밝힐 계획이다.
적자전망에 대해 포스코측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단독 기준으로는 흑자를 내고 있는데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은 여전히 우수하다"며 "자회사 실적과 일회성 비용들이 포스코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과잉공급과 수요산업 침체로 인한 불황을 타개 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비대해진 조직을 재정비 하기 위해서도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라는 구심점은 필요했다. 내년까지 계열사를 절반으로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에너지와 신소재 사업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만들겠다던 정준양 회장 시절과 대조적이다.
독자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월드프리미엄(WP) 집중 육성이 포스코의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이는 기술 중심의 월드퍼스트와 수익중심의 월드베스트 등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포스코가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이다. WP판매 비중을 현재 30%대에서 오는 2020년까지 65%까지 높여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국제오토쇼'에 참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외형을 늘려 과점체제가 형성됐고, 중국업체들이 성장하면서 포스코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코가 살 길은 규모의 경제를 살리거나 자동차강판 같은 고급재 생산"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는 중국에서 비롯된 과잉공급이 해소되어야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철강산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중국의 13차 5개년 계획 세부안이 나오는데, 철강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 (구조조정) 기대할만 하다"며 "(구조조정은) 현재 비이상적인 수준으로 낮게 형성된 철강재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