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동특수'·환율 '최고치'…그래도 수출은 '부진'

석유 공급 과다로 저유가 지속…위안화 약세로 환율 특수도 힘들어
수출 실적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

입력 : 2016-01-19 오후 4:28:21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최근 경제 동향이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이에 발 맞춰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들이 실제로는 수출에 큰 영향을 주기 힘들며 올해 수출실적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통상부와 한국은행은 세종정부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란 경제제재 해제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기업의 이란진출이 가능해지면서 SOC, 건설, 조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게 돼 큰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교역이 제한적이었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서 사회간접자본(SOC) 수주를 비롯해 수출이 양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윤갑석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올해중으로 이란과의 교역량이 2012년 최고 피크일때 수준인 150억달러 규모로 올라서거나 구매력이 높아져 더 이상일 수 도 있다"며 "수송기계, 가정용 전자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의 수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8일 발표한 '이란 경제제재 해제의 한국 경제 파급 영향'에 따르면 경제제제 강화 이전인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의 이란 수출증가율은 26.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수주량도 3억8000만달러였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란의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 중화학 공업 제품 수출이 늘고 이란 내 건설 시장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란이 원유 수출을 재개할 경우 원유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이란 정부가 국가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석유를 수출해야 하는 상황이고 현재보다 100만배럴을 더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유가를 하락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연구위원도 "이란 원유 수출 규모는 올해 하반기에는 250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국제 유가는 하방 압력에 크게 직면해 최근 배럴당 30달러 초중반 수준인 저유가는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출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 저유가였던 것을 감안해보면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은 거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상승하면서 해외 수출 품목의 가격경쟁력면에서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최근의 원화 약세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요인이 크게 작용했고, 또 중국 위안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 기업의 이점을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중국의 수입 감소가 한국의 수출 기업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연초 글로벌 경제 동향은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상황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15일 해외 바이어와 주재상사 직원 22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1분기 수출선행지수는 전분기에 비해 1.4포인트 올랐지만 기준치인 50.0에 그치며 전반적인 수출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 1분기는 수출이 부진했던 지난해 수준과 비슷한 수출선행지수를 보이고 있으며 컴퓨터와 식품류, 섬유류 등의 수출은 증가하고 가전과 일반기계, 석유제품과 자동차 등은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왼쪽)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경제제재 해제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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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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