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부터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제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이 아니냐는 낙관론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 등 단기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산적한 만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약세장 거의 끝나간다" 지금이 매수 기회?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지나는 한 남성.
사진/로이터
19일(현지시간) CNN머니는 여러 전문가들을 인용해서 뉴욕 증시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 2주간 뉴욕 증시가 8% 넘게 급락한 것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패닉'이 지나쳤다고 평가하며 이제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따라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상황이 좋지 않지만, 미국 내 경제 상황이 현재 패닉 장을 부를 정도로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데이비드 비앙코 도이치뱅크 수석 주식 전략가는 이날 리포트를 보고하고 "이번 조정은 예상됐던 것이지만 너무 지나쳤던 국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앙코 전략가는 “이제 곧 S&P500은 5%의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이것이 매수 기회"라며 "특히 헬스케어와 기술, 금융 섹터에서 기회가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이치뱅크 이외의 글로벌 은행들도 낙관론을 펼쳤다. RBC캐피탈 마켓의 수석 미국 증시 전략가인 조나단 골럽 역시 “최근 증시의 하락은 지나친 국면이 있었다”라고 지적하며 "미국경제 회복세가 강하진 않지만 고용시장 회복세가 강해지며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회장인 다렐 크롱크 역시 현재 시장에 대해 “구부러진 상태지만 부러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난 2주간의 하락세는 금방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JP모건펀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 역시 다섯가지 이유로 패닉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데이비드는 글로벌 경제가 위기는 아니라고 말했고 미국 경제도 리세션(경기침체)에 근접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저금리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실적 역시 개선될 것이며 역사적인 수준에서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략가들은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단기적인 시장 불안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고 궁극적으로 증시에는 호재라는 지적이다.
“중국 우려와 유가 하락에 바닥 아직 멀어"
그러나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도 많다. 특히 최근 투자자들이 ‘패닉 모드’에 빠져있는데 아직 이러한 심리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CNN머니의 ‘공포 & 탐욕지수’는 10까지 떨어져 ‘극심한 공포’ 수준을 가리켰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 역시 지난해 말 18 수준에서 27로 48%나 급등했다.
제프 사우트 레이몬드제임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우리는 여전히 매도의 압사 상태에 와있다”라면서 “이러한 현상은 대개 17일에서 25일까지 이어지다 멈추는 경향이 있는데 이날이 13일째 되는 날인 만큼 앞으로 하락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관론자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 경제 둔화와 유가 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다고 전한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더 빨리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과잉 공급 상태에 대해 "시장이 넘치는 석유에 익사할 수 있다"고 까지 표현했다.
또한 전날 발표된 중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를 기록한 가운데 이날 '닥터둠'이라고 불리는 마크 파버는 "중국의 실제 경제 성장률은 4% 정도"라고 비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기 둔화를 이유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4%로 낮춰잡으며 중국 경기 둔화가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중국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고 아트 카신 UBS 전략가 역시 "기업 경기 악화가 이어진다면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켓워치와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서 앞으로 주목해야할 관전포인트는 S&P500이 1867포인트 아래로 떨어질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웰스파고 전략가 지나 마틴 아담스는 “S&P500지수가 1867선을 지킬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라며 “이 선을 지킨다면 반등에 나설 수 있지만 떨어진다면 1800선이나 그 밑까지 떨어지고 조정이 길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