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드림허브프로젝트를 상대로 낸 잔여 부지 소유권이전 소송에서 승소한 코레일이 본격적으로 용산역세권 개발계획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계획의 큰 밑그림은 이르면 다음 달 확정될 전망이다.
코레일은 지난 2013년 용산사업 무산 이후, 토지매매대금 2조4000억원을 반환했지만 드림허브의 소유권 이전 거부로 전체부지의 61%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했다. 이에 코레일은 이듬해인 2014년 1월 소유권 이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드림허브가 돌려받을 채권이 없으므로 소유권을 말소하고 코레일에게 토지를 즉시 반환하라'는 취지의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드림허브는 법원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며, 코레일은 항소심 준비와 함께 용산역세권 개발에 대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코레일 관계자는 "1심 승소를 통해 법적으로 주장의 당위성을 인정받은 만큼 개발을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며 "서울시와의 협의 등 개발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항소 여부와 관계없이 개발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통합개발이 무산된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의 재추진을 위해 코레일이 개발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
코레일은 현재 부지 전체를 한꺼번에 개발하거나 분할 개발 하는 등 사업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어떻게 개발하겠다는 식의 발표는 없겠지만 서울시나 코레일, 지역 발전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부지 전체를 통으로 개발하면 가장 좋겠지만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될 경우 단계적으로 나눠 개발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역세권 개발에 대한 큰 밑그림은 이르면 다음 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개발방법 등은 추후 결정되겠지만 우선 방향성을 확정해 서울시와의 논의를 진행한다는 것이 코레일의 방침이다. 시와의 사업관련 협의에 1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항소심과 개발 계획 수립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 추진에 따라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통합개발 무산에 따라 이 일대 주택시장이 최근 2년여간 침체를 맞았지만 대형사들의 브랜드 주상복합 단지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면세점 등 개발호재들이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서부이촌동 노후 주거지역 개발계획이 발표되고, 여기에 가장 사업규모가 큰 철도창부지 개발까지 진행될 경우 용산역 일대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용산역세권은 주변 서부이촌동 주택가 등과 함께 총 사업비 31조원 가량을 투입해 통합개발을 추진했지만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가 사업 지체에 따른 이자 부담 등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지난 2013년 사업이 전면 취소됐다.
이후 코레일이 철도창부지 단독개발을 추진하려했지만 드림허브의 토지반환 거부로 인해 답보상태를 이어왔고, 결국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