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고점 대비 20% 하락하는 약세장을 뜻하는 ‘베어마켓’에 진입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글로벌 증시가 베어마켓에 진입하고 있고 앞으로 불마켓으로 재진입할 상승 동력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증시 흐름을 보여주는 MSCI전세계주가지수는 지난해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지며 공식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 지수는 올해 12% 하락했고 이날 하루에만 3.3%까지 급락하면서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전 세계 48개국 주가지수를 집계해서 만든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올월드(All-World) 지수도 장중 국제유가 하락 소식에 베어마켓 영역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증시의 경우에는 3대지수가 지난 고점 대비 10% 넘게 빠져 아직 약세장에 진입하진 않았지만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다만 중소형주들 중심의 러셀2000지수와 다우존스 운송지수는 이미 약세장에 진입했다.
유럽 증시는 이미 지난 15일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접어들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현재 지난해 4월 고점보다 24% 하락한 상태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토픽스 지수 역시 지난해 6월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부터 15일까지 글로벌 증시 시가 총액은 6조9365달러가 증발했다.
주가 급락에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에 몰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국채 수익률은 1.96%까지 내려갔고 영국 국채 수익률 역시 1.62%까지 떨어졌고 독일 국채 수익률은 0.48%, 일본 역시 0.21%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2주래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 글로벌 증시의 상승 동력이 부재하다고 지적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국제유가의 급락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27달러가 붕괴됐지만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계속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브 더들리 영국계 석유회사인 BP 최고경영자(CEO) 역시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국제유가가 1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다" 비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단행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섣불렀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미국 경제까지 악화되고 있다”면서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은 실수였다”고 꼬집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