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자산관리 대중화 시대…더 높은 수익을 좇아라

은행권, PB 관리대상 3천만원대까지 확대…온라인 금융서비스 경쟁도 치열

입력 : 2016-01-25 오후 2:15:00
직장인 권세영(32)씨는 지난해 펀드로 중위험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1년 사이 별다른 재미는 보지 못했다. 장기투자를 마음먹은 만큼 기존 펀드 적립은 계속할 생각이지만, 올해는 분산 투자의 폭을 넓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권씨가 특히 고려하고 있는 것은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는 2000만원을 자산관리 상품에 맡겨두는 게 어떨까 하는 것이다. 지난 1년 사이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2%에 겨우 미치는 이자가 더해지는 걸 확인한 권씨는 내 목돈을 잘 관리해줄 수 있는 은행으로 주거래처를 바꿀 지 고민중이다.
 
소위 고액자산가로 분류되는 HNWI((High Net Worth Individuals)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시장이 일반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 최근 눈에 띄는 트렌드다. 여기에 개인형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을 앞두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을 지키려는 금융권의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자산관리는 이제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중은행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수익형부동산 트렌드가 자리잡히면서 시세차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데다 은행 예금으로는 기대하는 만큼의 이자를 얻기 어려운 상황인데, 자산을 부풀리고 싶은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자산을 분배 투자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고액자산가로 분류되는 HNWI((High Net Worth Individuals)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시장이 일반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돋보이는 트렌드다. 사진/NH농협은행
 
은행권, 서비스 고객 확대 등 WM 강화
 
은행권에서는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PB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추세다. 신규 고객 확보의 목적도 있지만, 종합 자산관리를 필요로 하는 고객 수요가 많은 상황을 반영한 셈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그동안 월 수신평잔이 1억원 이상인 고객에게 제공하던 PB 자산관리서비스를 5000만원 이상인 개인 고객으로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5000만원 이상 개인고객을 '준자산고객'으로 새로 정의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에 맞춰 '준자산관리전문가'를 신설해 전담 배치하고, 전국 영업점 약 800여명의 예금팀장을 대상으로 시황분석, 세무상담, 자산포트폴리오 설계 등 자산관리를 위해 맞춤형 연수를 실시하는 한편, 준자산가고객을 위한 전용 상담공간을 마련해 전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SA 시행에 맞춰 일반고객들도 이해하기 쉽고 수익률 관리가 쉬운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안정성, 수익성, 세제효과에 기반한 유망 투자상품군을 추출하고 이 중에서 과거 수익률과 앞으로의 시황전망을 반영해 추천상품을 선정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PB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 기준을 1억원 이상 금융자산가에서 3000만원 이상 자산가로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3000만원 이상 자산 고객을 위한 종합 자산관리 브랜드인 '스타테이블(STAR TABLE)'을 대중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온라인·핀테크' 자산관리 원년
 
올해는 또 온라인과 핀테크를 통한 자산관리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금융업계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삼성증권은 자사의 대표 종합자산관리서비스인 'POP UMA'를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POP UMA'를 최근 출시했다. POP UMA는 고객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신속하게 사후관리를 제공하는데 지난해 2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온라인 역시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 랩서비스인데, 최소 가입금액과 수수료를 낮췄다. 온라인 POP UMA는 200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으며 연 0.6~1% 수수료를 분기단위로 후취한다.
 
올해부터 새로운 자산관리 브랜드 'QV(큐브)'를 내세운 NH투자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QV 로보어카운트'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의 투자성향과 재무목표에 따라 자동으로 투자대상과 매매전략을 제시하고, 정기적으로 전략을 수정해 준다. 우선은 코덱스200, 코덱스 레버리지, 코덱스 중국본토A50 세가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반기 중에는 투자대상을 펀드, 채권, 상장지수증권(ETN), 주가연계증권(ELS)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회사인 쿼터백투자자문은 일찌감치 은행권과 손잡고 시중에 상품을 출시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인 '쿼터백 R-1'을 은행권 최초로 KB국민은행에서 판매하게 된 것. 쿼터백의 자체 알고리즘으로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국내증시에 상장된 국내외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ETF, ETN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최소 200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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