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경기도 연간 주택 착공량이 지난해 25만가구를 넘어섰다. 수도권의 다른 축인 서울과 인천 착공량의 두 배가 넘는다. 2014년 수도권 전체 착공량보다 많은 주택이 지난해 경기도에 집중 공급됐다. 주택인허가량은 1기 신도시 건설기와 2000년대 중반 부동산 광풍기에도 넘보지 못했던 20만가구를 넘어 27만가구 선마저 돌파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 경기 지역 곳곳에서 총 25만6136가구가 집짓기를 시작했다. 전년보다 11만8417가구나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서울에서 착공된 9만6763가구와 인천 3만954가구를 합한 실적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주택량이다. 2011년 주택착공량을 공식 집계한 이후 이같은 일은 처음이다. 2014년 수도권 전체에서 착공된 21만636가구보다도 많은 물량이 경기도에서 집중 됐다.
지난해 경기도 주택 착공량은 1기 신도시 건설기와 부동산 초호황기 당시를 크게 상회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분당, 일산, 산본 등 경기권 1기 신도시가 지어지던 1990년 당시(19만5975가구)에도 20만가구를 넘지 못했던 주택 인허가량이 지난해 27만가구를 돌파한 것이다. 부동산 초호황과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밀어내기 물량이 폭증했던 2007년에도 19만8138가구가 착공, 20만가구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경기에서 인허가된 주택은 총 27만6948가구나 된다.
주택 착공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매수세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주인없는 물건이 쌓이고 있다.
지난 11월말 기준 경기 지역 미분양 주택은 총 2만1809가구로, 전월보다 9299가구, 74.3%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증가분 1만7503가의 절반 이상이 경기도에서 집중 발생한 것이다.
특히,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최근 계약률 부진에 따른 분양 취소 단지가 나오며 과잉공급 불안감을 심화시켰다. 신안종합건설은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인기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에서 인스빌리베라3, 4차를 분양했지만 계약률이 불과 0.2%에 그치며 입주자모집승인 취소를 화성시에 요청, 승인됐다.
기존 주택 손바뀜도 수도권 타지역에 비해 느린 편이다. 지난 12월 수도권에 주택거래량은 4만331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15.0% 늘었다. 서울이 31.5% 증가했고, 인천은 21.5% 늘었다. 반면 경기는 3.9% 증가하는데 그쳤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공급과잉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시기를 2018년 전후로 한정했을 때 급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며 "특히, 경기도에 물량이 집중 착공되고 있어 일부지역은 입주대란이라는 홍역을 치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