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초 출시 2%대 예금상품 인기

기업은행, 출시 보름만 2만좌 넘어…투자수익률 부진에 고객 눈길

입력 : 2016-01-25 오후 2:34:59
은행들이 연초에 내놓은 2% 수준 예금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아직 1%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더 이자를 받기 위해 고객이 몰린 것이다. 여기에 최근 해외 증시 하락으로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시원치 않은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대 2.02%의 금리를 주는 기업은행(024110)의 '2016패키지 예금'은 지난 4일 출시된 지 약 보름만에 1조7167억원(22일 기준, 2만386좌)이 몰리며 한도 절반을 채웠다. 이 상품은 2월 말까지만 판매하는 특판 상품으로 신규고객, 자동이체 변경, 카드 실적 등에 따라 최대 0.15%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000030)이 최대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는 '레드 몽키(Red Monkey) 스마트 정기예금'은 지난 11일 출시된지 열흘만에 956억원(8173좌, 22일 기준)이 몰렸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1.7%에 스마트폰 앱인 위비뱅크 가입, SNS로 상품추천 등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추가로 최대 0.3%포인트를 제공한다.
 
지난 11일 KEB하나은행이 출시한 '(아이)사랑해 적금'은 이미 가입 좌수가 1만5000만좌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품은 정기적립식 1년제의 경우 기본금리 연1.6%에 우대금리 최대 연1.0%를 더해 최고 연2.6% 까지 가능하고, 정기적립식 3년제는 기본금리 연2.0%에 우대금리 최대 연1.0%를 추가하면 최고 연3.0% 까지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5일 출시한 '신한 S-birds 스피드업 정기예금'을 판매한도(3000억원) 소진으로 인해 지난 21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이 상품은 기본이자율 1.64%에 신한 S-birds 여자농구단의 성적(정규리그 1위나 우승) 등의 조건을 갖추면 대 연 1.84% 금리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ELS 등의 투자상품이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의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지만 시중은행 평균 예금금리가 1%대 인 상황에서는 2% 예금상품이 가뭄의 단 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오는 2월부터 확대 시행되는 계좌이동제 등을 앞두고 2%대 예금을 앞다퉈 내놓은 바 있다.
 
현재까지는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페이인포(payinfo)'에서만 카드, 통신비 등의 자동이체를 변경할 수 있으나 다음달부터는 은행 창구와 인터넷 뱅킹을 통해서도 가능해진다. 고객들이 쉽게 은행을 옮길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 자금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 상승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이 같은 예금금리 인상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용·윤석진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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