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저체온증, 동상 등 추운 날씨에 의한 질환이 늘어난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부상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스키와 스노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도 적잖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의 도움말로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과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동상은 인체가 저온에 장시간 노출돼 연조직이 얼면서 혈액순환이 장애를 받아 생기는 질환이다. 손, 발, 코, 귀와 같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외부로 노출되기 쉬운 신체의 끝부분에 주로 발생한다. 손상 받은 정도는 노출된 추위의 정도와 얼어 있던 시간과 관계가 있다.
동상은 화상과 유사하게 심한 정도에 따라 가렵고 빨갛게 부어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수포가 발생하기도 하고 심하면 근육이나 뼈까지 침범하기도 한다. 젊고 건강한 사람보다 영유아, 소아 또는 노인에서 더 잘 생긴다. 동절기 야외 훈련이 잦은 군인이나 산악인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동상이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하면 일단 환자를 따뜻하게 하고 동상 부위를 압박하는 옷, 양말, 구두 등을 벗긴 후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동상을 입은 부위는 섭씨 40~42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30분 정도 담가서 따뜻하게 한다. 직접적으로 열원에 가까이 해 가온하는 것은 위험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동상 부위를 눈이나 얼음 또는 손으로 문질러 마찰열을 이용해 해동하는 것은 오히려 조직 손상을 심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다만 해동하는 동안에는 통증이 심할 수 있으므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마개, 마스크, 장갑 등의 방한 용품을 착용하고 등산 등의 장거리 보행 중에는 땀에 젖은 양말이나 신발은 반드시 갈아 신어야 한다.
겨울철에는 빙판으로 인해 있어 미끄러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으면 골반, 대퇴골, 척추뼈 등에 골절이 생기기 쉽다. 팔로 땅을 짚게 되면 손목에 골절이 잘 생긴다. 빙판길에서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 하게 외출을 할 때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끼고 방한을 충분히 해 몸을 펴고, 길을 잘 살펴 다녀야 한다. 바닥이 넓고 덜 미끄러운 편안하고 따뜻한 신발을 신는 것도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넘어질 때는 가급적 손을 짚지 않고 구르듯이 넘어지는 것이 외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추운 날씨에 음주, 저혈당, 뇌출혈, 중풍, 골절 등으로 인해 쓰러진 뒤 실내외에서 방치되면 종종 저체온증이 발생한다. 특히 연말연시에 다양한 모임에 참가해 과음한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체온이 섭씨 3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를 저체온증이라고 정의한다. 저체온증이 생기면 우리 몸의 세포와 장기의 기능에 장애가 오고 심부체온이 섭씨 32도 이하로 내려가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체온이 약간 내려가게 되면 우리 몸은 떨림에 의해서 체온을 올릴 수 있지만 체온이 섭씨 32도 이하로 내려가면 이러한 떨림 현상이 사라지고 우리 몸은 체온을 올릴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떨림이 없는 저체온증 환자는 체온이 32도 이하의 중증 환자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저체온이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추운 환경으로부터 환자를 격리시키고 환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젖은 옷은 마른 옷으로 갈아입히고 담요를 덮어 체온을 상승시켜야 한다. 환자의 반응이 없으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겨울철 대표 스포츠인 스키와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외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하기도 한다. 스키장에서는 열상, 골절, 뇌진탕이 잘 생기며 때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외상환자도 발생한다. 골절 및 스키 손상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스키장에서는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 몸의 근육 및 관절들을 이완시킨 상태에서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찾아 운동을 즐겨야 한다. 가급적 헬멧을 착용하고 손목, 무릎, 엉덩이 부분에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을 권한다. 자신의 장비에 대한 사전 안전 점검도 필수다.
골절이 의심되면 즉시 119에 연락해 병원으로 이송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119에 연락한 후에는 응급처치를 통해 손상 부위를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능하면 손상 부위에 부목을 받쳐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통증도 완화되고 추가적인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정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동상, 외상성 질환, 저체온증을 주의해야 한다"며 "고령층은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 걷기 운동을 통해 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이 되면 주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철에는 저체온증, 동상 환자들이 많이 발생한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골절이 발생하거나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다가 외상을 입는 경우도 적잖다. 겨울철 질환은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어 돌발상황에 따른 대처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