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본유출 규모가 직전해 대비 7배 가량 급증하면서 2006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쥐락펴락했던 중국 당국의 환율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 시중은행에 100위안 지폐와 100달러
지폐가 놓여있다. 사진/로이터
25일(현지시간) 홍콩 아시아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금융시장에서는 1조달러에 달하는 자본이 빠져나갔다. 집계에 따르면 자본 유출이 가장 극심했던 달은 9월로 총 1943억달러가 중국에서 탈출했으며 12월 역시 1587억달러가 빠져나가 연간 2번째로 많은 자금 이탈을 기록했다.
아시아타임즈는 1조달러의 유출 규모는 2014년(1343억달러) 대비 7배나 증가한 것으로, 이는 지난 2006년 통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의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 시장의 자본 유출 규모 확대에 대해 위안화의 평가 절하 등 인민은행(PBOC)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세 번에 걸쳐 위안화 평가 절하가 단행됐으며 지난달에는 PBOC가 위안화 평가 기준을 미국 달러에서 12개 통화바스켓으로 옮기겠다고 밝히며 시장 혼란을 더하기도 했다.
아시아타임즈는 9월과 12월에 자본 유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정책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11월 대비 12월 자본유출은 500억달러 가까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환율 정책을 통해 중국 정부가 무엇을 얻고자 하려는 것인지 불분명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마크 윌리엄스 런턴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더 큰 문제는 수출업자들이 중국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지 않고 있다”며 “이는 자본 유출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중국 당국의 미흡한 대응도 꾸준히 지적 받고 있다. 지난해 PBOC의 환율 정책으로 글로벌 시장이 혼란에 빠졌지만 당국이 적절하게 조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지난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중국 금융시장의 문제로 ‘소통’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중국 당국의 정책 능력이 시험대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의 자본 통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직전해 대비 5130억달러 감소한 3조3300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992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당국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중국 시장이 이겨낼 만큼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자본 유출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될 경우 중국 외환보유고가 3조달러대가 무너질 수 있으며 당국은 자본 통제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제기됐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